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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관음사의 가을

by 산드륵 2023.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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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한라산 관음사의 가을비

 

 

가을 국화

 

 

공양의 길

 

 

빗속에 울리는 염불 소리 똑 또옥 똑

 

 

나무의 공양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며 공양하고 찬탄하는 가을숲

 

 

그 찬란한 가을숲길을 걸으며 균여대사의 보현십원가를 떠올려본다.

 

 

예경제불가/균여대사

 

마음의 붓으로

그리는 부처 앞에

절하는 몸은

법계法界 두루 이르거라

티끌 티끌마다 부처의 절이요

절 절마다 둘러 모시는

법계法界에 가득 차신 부처

구세九世 다하여 예경하련다

아아 신어의업身語意業에 지치거나 만족함 없이

이에 부질 삼으리라

 

 

칭찬여래가/균여대사

 

오늘 모든 무리가

나무불南无佛이여 사뢰는 혀에

무척변재无尺辯才의 바다

일념에 솟아나거라

티끌 티끌의 허물虛物에 드리우신

공덕의 몸을 대하시어

끝없는 덕의 바다를

부처로서 기릴 것이로다

아아 비록 한 터럭 덕도

못 다 아뢰나이다

 

 

광수공양가/균여대사

 

불가지 잡아

불전등佛前燈을 고치니

등주燈炷는 수미산이요

등유燈油는 대해를 이루는구나

향은 법계 없도록 하며

향마다 법공法供으로

법계法界에 가득 차신 부처

부처마다 온갖 공양하련다

아아 불공佛供이야 많으나

저를 입어 최승공最勝供이로다

 

 

참회업장가/균여대사

 

전도顚倒 벗어나

보리 향한 길을 잃어

짓게 되는 악업은

법계에 넘쳐납니다

악한 버릇 떨어진 삼업三業

정계淨戒의 주인으로 지니고

오늘 중생 모두의 참회

시방의 부처 알아주소서

아아 중생계衆生界 다해야 내 참회 다하니

내제來際에는 길이 조물造物 버리련다

 

 

수희공덕가/균여대사

 

헤메임과 깨달음 한 몸이라는

얀ㄱ;緣起의 이치에서 찾아보니

부처 되어 중생 없도록

나의 몸 아닌 사람 있으리오

닦으실 것은 모두 나의 닦을 것이구나

얻으실 것마다 남이 없으니

어느 사람의 선릉善陵들이야

기뻐함 두지 않겠는가

아아 저처럼 견주어 가면

질구嫉姤의 마음 이르러 올까

 

 

청전법륜가/균여대사

 

저 넓은

법계의 불회佛會에

나는 바로 나아가

법우法雨를 빌 것이로다

무명토无明土 깊이 묻어

번뇌열煩惱熱로 달여 내니

선아善芽 자라지 못한

중생의 밭을 적심이여

아아 보리의 열매 온전한

각명覺月 밝은 가을은 즐거운 것이로다

 

 

청불주세가/균여대사

 

모든 부처

비록 화연 다 움직이시나

손을 비벼 올리며

세상에 머무시길 빌리라

새벽이나 검은 밤에

함께 갈 벗 알았도다

저 것을 알게 되매

길 잘못 든 무리여 서럽도다

아아 우리 마음의 물 맑으면

불영 아니 응하시리

 

 

상수불학가/균여대사

 

우리 부처

모든 지난 세상 닦아 오신

난행고행難行苦行의원 願을

나는 모두 따르리라

몸이 부서져 티끌이 되어 가니

목숨을 버리는 사이에도

그렇게 함을 지니리라

모든 부처도 그러하신 것이로다

아아 불도佛道 향한 마음이여

다른 길로 아니 비껴 가리라

 

 

항순중생가/균여대사

 

보리수왕菩提樹王은

미혹한 것을 뿌리 삼으시니라

대비大悲의 물로 젖어서

시들지 않는구나

법게 가득 꾸물꾸물

하거늘 나도동생동사 同生同死

상념상념想念想念 끊임 없이

부처 하시듯 공경하리라

아아 중생이 편안하다면

부처 모두 기뻐하실 것이로다

 

 

보개회향가/균여대사

 

모든 나의 닦은

일체 선릉善陵을 모두 돌려

중생의 바다에

미혹된 무리 없이 깨닫게 하련다

부처의 바다 이룬 날은

참회하던 악업도

법성法性 집의 보패寶貝라

예로부터 그렇게 하셨도다

아아 절 받으시는 부처도

나의 몸일 뿐 남이 있으리오

 

 

총결무진가/균여대사

 

중생계衆生界 다하면

나의 소원 다할 날도 있으련가

중생을 일깨움이

끝 모를 소원의 바다인가

이처럼 달려가 이렇게 나아가니

향하는 대로 선릉도善陵道로다

보현普賢의 행원行願이

또 모두 부처의 일이구나

아아 보현普賢의 마음 알게 되니

이로부터 다른 일은 버리련다

 

 

비 개인 관음사 전경

 

 

관음사의 가을

 

 

“보현普賢의 마음을 알게 되니 이로부터 다른 일은 버리련다”던 이들의 부도전

 

 

가을잎은 그들의 사리였구나

 

 

가을의 그림자가 깊어서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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