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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월대

by 산드륵 2023.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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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물길 20리.

제주시 외도동의 자연, 문화, 역사를 품은 20리 길이다. 2013년 개설되었다. 총구간거리는 약 8km로서 2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물길은 월대천에서 출발하여 알작지 → 내도청보리밭 → 도근천 남쪽길 → 월대천공원 → 월대교 → 외도생태공원경유 → 납세미물 → 외도동주민센터 → 연대 마이못 → 해양수산연구소 북쪽 산책로 → 월대 바닷가를 거쳐 월대천에 도착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왼쪽의 도근천(都近川)과 오른쪽의 광령천이 합류하는 이곳은 고려, 조선 시대에 관아에서 조공을 실어 날랐던 조공포가 있었던 지역이다.

 

 

조공포는 삼별초가 제주에 주둔해 있는 동안 주보급항이 되었던 포구이다. 1271년(원종12년) 김통정 장군이 귀일촌에 항바드리성을 쌓으면서 이곳을 해상 보급기지로 삼았다. 당시 삼별초는 남해 연안 일대에 수시로 공격을 가하며 고려와 대치하고 있었는데 이 포구를 통하여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반입하고 항바드리성으로 수송하였다.

 

 

월대천은 물이 깊고 맑으며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점이다. 외도교 상류 쪽에는 월대교가 있는데 이 다리가 해수가 밀려 들어올 수 있는 종점 지점이라고 하며 은어, 숭어, 뱀장어 등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도근천과 광령천(외도천)이 만나는 이곳에서 달그림자도 쉬어간다. 월대천 일대는 2009년 제주시가 선정한 숨은 비경 31곳 중 한 곳이기도 하다.

 

 

1696년 이익태 목사가 지은 ‘지영록’에는 “외도천은 바다와 만나고 은어가 많이 난다.”라는 기록이 있다. 은어는 맑은 물에 사는 민물고기로 그만큼 외도천은 물이 깊고 맑았다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일반인들은 은어를 잡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전담 관청을 두어 관리를 했다고 한다.

 

 

구한말의 개화파 정치가 박영효도 제주로 유배를 왔을 때, 이곳 월대에서 은어를 낚아 안주로 삼고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솔숲 사이에 늘 달그림자로 서 있는 월대(月臺). 물결에 흔들리는 달그림자의 무늬를 보기 위해 이 길을 걷는 모두가 신선이 된다. 월대 석단은 2017년 월대천 정비 공사 때 설치한 것이다.

 

 

달그림자 새겨놓은 ‘월대’

 

 

외도갑자신흥회(外都甲子新興會) 회원들이 세운 월대비(月臺碑). 비의 뒷면에는 김용, 이중화 등 11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을축년 3월, 1925년에 건립했다.

 

 

이 '월대(月臺)'는 1930년 제주읍장을 지낸 홍종시가 새긴 것이다. 홍종시의 글씨는 삼성혈의 ‘건시문乾始門’과 명월리 ‘명월대明月臺’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 제주에 부임했던 김정, 윤구동, 양헌수 3명의 목사 선정비

 

 

사상김공정 청덕휼민만세불망비使相金公政淸德恤民萬世不忘

김정(金政, 1670~1737) 목사는 영조11년(1735) 1월 제주목사겸호남방어사로 제수된 뒤, 그 해 4월에 도임하여 2년 6개월간의 임기를 마쳤다. 김정은 화북포구 증축 당시 화북진에서 사망했는데, 재임 당시 동성(東城) 안에 삼천서당을 세우고 서당에서 공부하는 재생들의 늠료를 마련하여 생활비 걱정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삼사석을 정비하는 등 여러 공적을 남겼다.

 

 

사상윤공구동 휼민선정비使相尹公久東恤民善政碑

비의 앞쪽에는 “사상윤공구동휼민선정비(使相尹公久東恤民善政碑)”라 적혀 있고, 뒷면에는 “중우면(中佑面)”이라고 새겨져 있다. 윤구동은 1815년(순조 15) 5월에 제주에 부임하여 1817년에 제주도에 흉년이 들자 육지부 곡식을 옮겨 도민을 구휼하였다. 1817년 10월에 형조참의(刑曹參議)로 임명되어 떠났다.

 

 

사상양헌수 선정비 使相梁憲洙善政碑

제주목사로 있을 때 『훈민편(訓民篇)』을 저술하여 제주도민을 계도하였고, 전 제주판관 백기호(白基虎)의 탐학을 엄하게 다스려 제주도민의 칭송을 받았다. 1865년(고종 2) 가을 태풍의 피해를 복구하고 조정에 쌀 1천 석을 요청하여 제주도민을 진휼하는 등 선정을 베풀어 한 해를 더 재직하게 되었다.

 

 

달이 뜨면 그 그림자들이 더욱 찬연히 빛나는 월대천 길. 달그림자 곱게 드리워야 문득 그 달이 뜬 줄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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