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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佛家思議

백담사 만해 기념관

by 산드륵 2024.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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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사 만해기념관

 

 

백담사는 만해의 출가 사찰이고, 만해 사상이 집대성된 곳이다.

 

 

한용운은 스님이다. 시인이다. 독립운동가이다.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라 하엿듯이 한용운은 모든 문제를 '님'의 문제로 끌어들이고 번뇌의 실타래를 풀어냈다. 식민치하라는 당대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당당히 살았던 것이다.

 

 

한용운은 1879년 8월 29일 충남 홍성군에서 출생했다. 속명은 정옥, 아명은 유천, 법명은 용운이다. 동학농민운동에 가담하고, 백담사에서 출가하였으며, 1908년에는 일본을 주유하며 신문물을 시찰하기도 했다. 1910년 백담사에서 『조선불교유신론』 탈고, 1918년 청년 계몽 운동지 『유심』 창간, 1919년 3·1운동 주도, 조선물산장려운동 적극 지원, 1925년 오세암에서 시집 『님의 침묵』 탈고, 신간회 발기, 광주학생운동 민중대회 개최, 월간 『불교』 인수, 승려 비밀 결사 만당의 영수, 1932년 조선 불교를 대표하는 인물 등으로 그의 삶은 이어졌다. 말년에에 성북동 심우장을 지을 때에는 총독부 건물이 마주보이는 것이 싫다며 집을 북향으로 틀도록 했고,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중에도 일제의 식량 배급을 거부했다.

 

 

한용운은 광복 1년을 앞둔 1944년 66세를 일기로 심우장에서 입적했다. 묘지는 망우리 공동묘지이다. 1962년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 대한민국장을 수여했다.

 

 

유수인생 流水人生

 

 

풍상세월風霜歲月

 

 

님의 침묵

 

『님의 침묵』은 만해 한용운이 옥고를 치른 뒤 1925년 내설악 백담사에서 완성한 시다. 오세암에서 탈고하였다고 한다. 88편의 시가 1926년 회동서관에서 최초로 출간되었다. 『님의 침묵』 초판본은 일제에 의해 금서로 묶여 세상에 제대로 배포조차 되지 못했다. 『님의 침묵』은 광복 후 1950년에 한성도서주식회사에서 재간되었으나 현대 맞춤법으로 고치는 과정에서 많은 오류를 범하였다.

 

 

남국의 국화꽃 채 피지 않고

강호에 노는 꿈이 누대에 머물렀네

기러기 그림자가 산하에 인간의 형상처럼 비추고

가이없는 가을 나무 사이로 달이 뜨네

 

 

두 언덕이 아득하여 희미하니

그윽한 사람의 마음을 바라보며 쉽게 돌아오지 못하누나

절속에 미풍은 불고 해가 타는 듯한데

가을 향기 무수히 선의를 때리누나

 

 

빛 같이 빠르게 지나간 예순 한 해

세속에는 소겁의 긴 세월이라도 덧없다 하네

세월은 흰머리 짧게 하였더라도

풍상도 어쩌지 못하니 단심은 영원하구나

가난에 내맡기어 범골을 꿈꾸었고

병에 의지하여 묘방을 얻었음을 누가 알랴

흐르는 물 같은 여생 그대여 묻지 마소

숲 속 가득 매미소리 지는 해 쫓는구나

 

 

총독부 31본사 주지회의에서 일갈

 

 

사랑

 

봄물보다 깊으니라

갈산(秋山)보다 높으니라

달보다 빛나리라

돍보다 굳으리라

사랑을 뭇너니잇거든

이대로만 말하리

 

 

고난의 칼날에 서라

 

 

만해의 여러 논설들

 

 

만당卍黨 선언문

 

보라 ! 삼천년 법성이 허물어져 가는 꼴을 !

들으라 ! 이천만 동포가 허덕이는 소리를 !

우리는 이 법성을 지키기 위하여, 이 민족을 구하기 위하여

향자는 동지요 배자는 악권이라, 단결과 박이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안으로 교정을 확립하고, 밖으로 대종불교를 건설하기 위하여

신명을 걸고 과감히 전진할 것을 선언한다​

 

만당卍黨은 일제에 저항하기 위해 맺어진 불교 비밀 결사단체였다. 만당의 전체 당원은 80여명에 이르렀다. 그런데 만당의 영수가 한용운이다. 불교계의 항일 비밀결사 조직이었던 만당의 구체적인 모습은 알 수 없으나, 1938년 조직이 일본 경찰에 발각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만당은 1938년 주변 인물의 제보로 일본 경찰에 발각되었다. 당시에 만당 조직원들은 ‘당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한결같이 이미 세상을 떠난 조학유라고 함으로써 한용운은 검거를 면할 수가 있었다고 한다.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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