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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佛家思議

인제 백담사

by 산드륵 2024.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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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설악 백담百潭寺로 간다. 시월 초순이라 단풍이 오려면 아직 멀었으나 내설악의 차가운 가을은 이미 백담사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다.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백담사. 백담계곡의 물소리를 염불소리 삼아 한참을 독경삼매에 들어있다가 한들한들 수심교修心橋를 넘으면 금강문. 금강문 뒤로는 솟을대문의 삼문. 삼문으로 들어서면 삼층석탑. 삼층석탑을 지나면 극락보전 나무아미타불.

 

 

문수의 지혜가 사자후처럼 터지니 백담百談 !

 

 

보현의 밀행이 다가가지 않는 곳이 없으니 또한 백담百譚!

 

 

만해의 백담사, 설악무산의 백담사이며, 갓 득도한 푸른 납자들의 백담사에 가을이 이르렀다.

 

 

한용운의 『백담사사적기』에 의하면 백담사는 647년 신라 진덕여왕 원년에 자장율사가 한계사로 창건하고 아미타삼존불을 봉안하였다. 백담사라고 개칭한 것은 1783년 최붕과 운담에 의해서라고 한다. 백담사 사명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이어지는 작은 담潭이 백 개가 되는 되는 지점에 절을 세웠다하여 백담사라 칭한 것이다. 창건 이후 이 사찰은 잦은 화재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어느날 한 스님이 꿈에 나타나 "대청봉에서 한계사까지 이어지는 담潭의 숫자를 사명으로 삼아라"고 한 현몽이 나타나자, 이후에 담潭의 숫자를 세어보게 되었는데 담潭이 모두 백 개였기에 백담사라 칭하였고 그 이후로는 화재가 없었다고 한다.

 

 

이곳 백담사는 출격장부 만해 한용운 선사가 머물며 그 선기가 서릿발 같았는데, 현대사의 오욕인 전두환의 귀양지가 되면서 백담의 물을 흐려놓았다. 그러나 설악무산이 물을 떠도 물이고, 술을 떠도 물인 경지를 보여주면서 또다시 내설악의 선불장으로 여여하게 흘러가고 있는 곳이다.

 

 

현재 백담사에는 백담사 극락보전과 사리탑, 나한전, 산령각, 법화실, 화엄실 등 전각과 만해기념관, 만해교육관, 일주문, 금강문, 불이문, 만복전, 만해당, 농암실, 적선당 등 24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고 한다. 극락보전 동쪽 화엄전은 만해가 『님의 침묵』을 탈고한 곳이다. 전두환이 귀양와서 머물기도 했다. 이곳 백담사에서는 템플스테이가 가능하며, 템플스테이가 아니더라도 백담사 종무소에 미리 예약전화를 하면 홀로라도 하룻밤 머물러 갈 수 있다.

 

 

극락보전과 삼층탑

 

 

극락보전의 삼존불

 

 

백담사 극락보전의 목조아미타불좌상은 1748년 영조 24년 조성되었다. 본존불의 아미타수인은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있는 하품중생인을 하고 있다. 국가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협시하고 있다.

 

 

극락보전의 신장탱

 

 

백담사 삼층탑

 

 

백담사 나한전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봉안하고 오백나한을 모셨다.

 

 

나한은 아라한의 약칭이다. 모든 번뇌를 소멸하고 마땅히 공양받을 만한 분들을 말한다.

 

 

벽화로도 조성되어 있다.

 

 

산령각. 내설악의 호법신이다.

 

 

만해기념관

 

 

이곳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사의 출가사찰이다. 만해 선사는 1905년 이곳 백담사에서 입산수도하였고, 내설악의 오세암, 봉정암 등에서 수행을 이어갔다. 특히 백담사에서는 『조선불교유신론』『십현담주해』 등을 집필하여 친일왜색 불교를 청산하고 정법안장의 기틀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였다. 만해 한용운은 1919년 3ㆍ1운동 당시에 독립선언 준비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3년간 옥고를 치르는 동안 「조선 독립의 서」를 발표했다. 출옥 후에는 『님의 침묵』을 간행하여 한국문단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나는 나루ㅅ배

당신은 行人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읍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깁흐나 엿흐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마지며, 밤에서 낫가지 당신을 기다리고 잇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느면 나를 도라보지도 않고 가심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아러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어감니다

 

나는 나루ㅅ배

당신은 行人

 

 

백담에 가을이 드니 선승들이 찾아오지 않을 수 없다.

 

 

설악 무산無山 스님. 필명인 조오현 스님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남의 삶은 다 보이는데

내 삶은 보이지 않네

 

남의 죽음은 다 보이는데

내 죽음은 보이지 않네

 

그것 참 남의 허물은 다 보이는데

내 허물은 보이지 않네

 

 

백담골

 

 

서원의 계곡

 

 

만해의 스승인 춘성대선사 부도전에도 가을이 피려 한다.

 

 

어디로 가려느냐

백담이 여기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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