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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겨울 철새...지미봉

by 산드륵 2025.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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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저 끝에 우뚝 솟은 종달리 지미봉 앞에 섰다. 지미봉의 능선을 보아하니 옛어른들이 지미봉으로 오를 때에는 이곳 하도철새도래지 방향에서 오름의 능선을 따라 걸어 올랐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은 종달리 지미봉 주차장에서 여러 갈래 길을 따라 오를 수 있지만, 이곳 하도리에서 능선을 따라 천천히 오르는 길도 무척 아름다웠으리라 여겨진다.

 

 

제주의 매서운 겨울 바람에도 아랑곳없이 한없이 걷고 싶은 이들에게 산책길 하나를 권한다면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하도철새도래지에서 종달리 해안가를 거쳐 지미봉으로 오르는 길을 추천해주고 싶다. 이 길은 천천히 걸어서 3시간여가 소요되지만, 걷다가 이곳 저곳에 마음을 뺏긴다면 하루해가 다 지나가 버릴 수도 있다. 종달리 해안가에서 만나는 소섬의 풍경 앞에서 시간은 한없이 흐른다.

 

 

종달리 바다 물새

 

 

물새는 발이 시리다

 

 

오리

 

 

오리오리

 

 

다리가 빨갛다

 

 

따뜻한 남쪽나라인 줄 알았는데 바닷물만 빼고 모두 얼었다. 물새의 뺨이 얼얼하다.

 

 

날아서 산으로 간다.

 

 

지미오름. 높이 165.8m, 비고 160m, 둘레 2,636m, 면적 423,814㎡, 폭 927m. 북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굼부리를 가지고 있다.

 

 

이 산의 이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세종실록지리지』 에는 '지말산只末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지미봉只未峰'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다. 그러나 이후에는 '지말末'이 아니라 '지미未'의 음차로 기록되고 정착된다. 『세종실록』 에도 "봉화와 척후하고 망보는 것은 주州의 동쪽 김녕에서 주州의 서쪽 판포까지 10처이옵고, 대정현 서쪽 차귀에서 동쪽 거옥居玉까지 5처이며, 정의현 서쪽에서 북쪽 지말산只末山까지 7처이온데, 봉화가 있는 곳마다 5인씩 나누어 정하였고, 또 연대를 쌓았는데 높이와 나비가 각각 10척입니다."라고 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산천]조에는 "지말산只末山 현 동쪽 35리에 있다. 말산末山 현 동쪽 27리에 있다."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말산末山'은 '말미오름'이다. 이러저런 근거로 해서 일각에서는 이 산의 이름이 '작은 말미오름'이라는 뜻의 '지말메', '지말미' 등이 아니었나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지미봉 정상의 지미봉수터. 지미봉수는 수산진 소속이었다. 북서쪽으로 직선 거리 8.3㎞ 왕가봉수와 교신하고, 남동쪽으로 직선 거리 5.4㎞의 성산봉수와 교신한다. 동쪽으로는 종달연대, 서쪽으로는 입두연대와도 교신하였다. 지금은 안내문도 설치되어 있지 않고, 주변 탐방로도 많이 훼손되어 있다. 봉수터를 정비하고 탐방로를 안전하게 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말미 오름

 

 

동거미, 높은오름, 다랑쉬

 

 

성산 일출봉

 

 

두문포(종달항)

 

 

우도

 

 

쇠머리오름

 

 

대수산봉

 

 

좌보미, 은월봉, 용눈이, 동거문이 오름

 

 

높은오름, 체오름, 다랑쉬, 돝오름

 

 

아끈다랑쉬

 

 

봉수烽燧가 사라진 허공에는 새들만 겨울소식을 물고 나르고 있다.

 

 

종달리의 철새에게 하도리의 철새가 소식을 전한다. 하도리의 철새가 종달리의 철새에게 안부를 묻는다.

 

 

잘 살고 있니. 애쓰지 마라. 날개를 접고 잠시 쉬어간다 해서 늦어지는 것은 없다.

 

 

가는 곳에 봄이 들면 그런대로 꽃보며 살고, 가는 곳에 겨울이 들면 또 그런대로 눈꽃보고 살면서, 새들은 늘 허공에 산다. 허공에 난 길로 철새 따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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