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4 대록산 억새 가을이 오면 몇 가지 해야할 일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68번지 대록산 억새를 찾는 일이다. 대록산에 찾아온 가을 완연한 가을이다. 1702년 10월 15일이었다. 조선 숙종 28년 제주목사 이형상이 대록산 정상에 좌정하고 점마點馬하였다. 『탐라순력도』「산장구마山場驅馬」에 의하면 이 날 이곳에서는 대록산 일대에 조성된 녹산장의 말들을 골라 조정에 진상하기 위한 작업이 펼쳐졌다. 제주목사 이형상과 제주판관·정의현감·감목관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구마군驅馬軍 3720명이 산마장에서 방목하던 말들을 대록산 아래 평원으로 우루루루루 몰기 시작한다. 결책군結柵軍 2602명이 인간 띠를 만들어 말들의 월담을 막는다. 말테우리 214명이 둥그런 목책 안으로 말들을 몰아넣는다. 그.. 2025. 9. 28. 산지천 축제 제15회 산지천 축제2025. 9. 12-14 9월 14일 일요일까지 산지천 일대에서 축제가 펼쳐집니다. 마지막날인 14일에는 오후 2시부터 행사가 펼쳐지니 건입동 어디선가 맛있는 점심을 먹고 산지천변을 걸으며 산뜻한 하루의 오후를 이어가는 것도 행복이라 하겠습니다. 해상왕국을 건설했던 탐라국 선인들이 출항하고 귀항하던 건입포구의 산지천 산지교 위로 대나무 깃발이 올라가 축제를 알립니다. 이원조의『탐라지초본』교량橋梁 조條에 “산저교: 동성 안에 있다. 목사 김정이 광제교로 명칭을 고쳤다. 교상橋上에 지주암砥柱巖이 있는데 조천석朝天石이라는 세 글자를 새겼다.”라고 하였는데, 지금은 또 모양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배방선 짚배 건입동은 제주 칠머리당굿이 전수되고 있는 무형문화재의 보물창고 같은 곳입.. 2025. 9. 14. 겹겹의 서사 - 금릉 김현철 초대전 2025 소암기념관금릉 김현철 초대전겹겹의 서사 푸른 안료가 겹겹이 물든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김현철 초대전이 이번 주 9월 14일 일요일에 끝이 난다. 김현철 작가는 늘 풍경 앞에 조용히 멈춰선다.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그날의 공기와 빛, 바람이 스쳐간 방향까지 그 자리에서 온몸으로 느껴본다. 그렇게 스며든 감각은 마음에 내려앉고 손끝으로 이어져 화폭 위에 자리 잡는다. 겹겹의 서사는 작가가 풍경과 마주하던 시간들, 그리고 한 겹 한 겹 쌓여온 감각의 흐름을 천천히 따라가 보았으면 한다. 오래 바라보고 묵묵히 지나온 그 시간의 여백 앞에 잠시 머물러 보며 각자의 마음 속에도 또 한 겹의 이야기가 더해지기를 바란다. 곽희 조추도(모사) 겸재 금강내산도(모사) 겸재 풍악내산 총람도(모사.. 2025. 9. 9. 상효 선돌사 조선의 문장가 임제는 그의 『남명소승』에 두타사라는 고대사찰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1578년 한라산 등반에 나선 임제는 제주성에서 도근천을 지나 영실 존자암에 올라 며칠을 머물며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오백나한의 땅 영곡을 거쳐 백록담에 오른 후에 남벽을 타고 내려와 두타사에서 하룻밤을 자고 효돈천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한라산 중턱 선돌 옆 언물내에서 흘러내리는 큰내는 고살리 길을 거쳐 영천관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이 길은 직사 점마소 관리들이 영천관까지 왕래하던 길이다. 임제는 두타사가 두 계곡 사이에 자리잡고 있어서 쌍계사라고도 불린다고 기록하여 놓았는데, 임제의 기록에 의거하여 두타사로 추정되는 곳은 몇 군데가 지목되고 있다. 『제주의 폐사지』에서는 선돌선원, 즉 지금의 선돌사가 두.. 2025. 9.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