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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높은 오름

by 산드륵 2008.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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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오름

   

얼마나 높기에

이름마저 높은가

 

지레 발길이 무거워져 미루었던

높은 오름 정상으로

눈을 돌렸다. 

 


 

 내가 좋아하는 길

 선흘과 송당 그 길을 달리다보면

 언제나 만나게 되는 높은 오름


 

지금은 죽고 없는 신철주 북군수가 재직시

북군 관내의 오름들마다

이런 이름표를 갖게 되었는데 

아참, 이젠 북제주군이란 행정명도 없어졌으니

그렇게 역사는

그 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묘한 감정까지도 불러일으키는 건가 보다.

 

                

높은오름 표식 앞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출발했다.

 

 

물매화만 꽃이라 알고 있는

나에게

산의 초입에서             

이미 시들어가는 야생화가 발길을 붙든다.

 

시들었지만

고왔을 그 자태에

내년 여름에 만날 것을 약속한다.

 

예전에는 나도풍란님 그리고 자유인님께서 꼬박꼬박 

야생화의 이름을 알려주시곤 했는데

볼 길 없는 지금에야

그때의 고마움을 새삼 되새긴다.

 

  

아, 꽃향유

오름의 능선을 따라 꽃길을 만들었다.

 

 

 

처음 저 이름을 알게 되었을 때의 설레임이 생각난다.

 

    

폐사지 답사 때마다

늘 함께 하던 쑥부쟁이야!

자네도 오랫만이네그려.

 

 

높은 오름은 생각만큼 힘들지 않았다.

오랫만에 만난 가을 꽃과 함께 하다 보니 정상이 금방인 것도 몰랐다.

분화구 안에는 억새의 물결

어디서든 함께 모이면 바다를 이루는 것이 이치런가.

 

 

바람따라 떠도는

억새가 몸을 풀고 있다.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정상에 왜 서는가.

멀리 바라보기 위해서?

 


근처의 다랑쉬

고운 날을 골라 다랑쉬에도 다녀왔야겠다.

 

 

오름에서 오름들을 만나는 기쁨.

이 마음 속 상쾌함은 또 얼마만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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