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얼 13일 오후의 일기-최고의 명당은 스스로의 맑은 마음자리거늘
지리 방장 제일 금대
경남 함양 마천면 가흥리 금대암에 올랐다.
하봉 중봉 천왕봉 제석봉 연하봉 촛대봉 영신봉 칠선봉 덕평봉 벽소령 형제봉
두 눈동자는 포도알만한데도
세상이 다 들어온다.
천하제일 명당 금대
세상을 다 품을 수 있는 곳이어서 명당인가.
돌아서서 세상을 다 버릴 수 있어서 명당인가.
신라 태종 무열왕 3년(656)년
안국사와 함께 이곳을 창건한 행호조사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전나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전나무라 하는데
신라의 도선, 고려의 보조, 조선의 서산대사와 함께
이곳에서 저곳을 참 오래 바라보아 왔다.
요사채와 대웅전도
전나무처럼 지리산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
6.25 때 소실된 후 중건을 거듭해 왔다고 한다.
금대암 대웅전
중건 당시
인법당으로 지었기 때문에
마치 옛 고향집같은 느낌을 준다.
법당 문을 열면
상식을 깨는 툇마루가 나타난다.
부처께서도 이곳의 툇마루에 걸터 앉아
저 지리산의 황혼을 바라보며 즐기실 것만 같은
아늑함이 밀려온다.
대웅전의 목조 아미타삼존불좌상
사진이 흔들렸다.
마음이 흔들렸던 것인가.
툇마루의 동종
툇마루의 신장님
답하라!
살았느냐, 죽었느냐!
살았다 하면 죽일 것이요, 죽었다 하면 살릴 것이니!
...
쯪쯪, 대답도 못하면서
문 앞에서 나는 지금 무얼 희롱하고 있는 것이냐!
저 곳에서
한 철을 나보지도 않고서
함부로 주둥이만 놀려대니 늘 갑갑한 것이다.
어김없이 이곳에도 상사화.
꽃이 피면 잎이 지고
잎이 나면 꽃이 진다마는
"아차!"
찰라멸 찰라생...
나한전으로 오르는 길
창건 당시부터 지금까지 나한기도 도량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원래 5분의 나한을 모셨으나 한 분만 남기고 도난 당해 다시 모셔야 했다.
나한전을 돌아가면 묘한 삼층탑
기단부가 없이
바로 바윗돌 위에 세워져 있다.
어디서든 지리산을 마주하게 되는 곳
魚龍在水不知水(어룡재수부지수) 물에 사는 고기는 물을 알지 못하고
任運隨波遂浪遊(임운수파수랑유) 물결치는 대로 자유롭게 헤엄치네
本自不離誰得失(본자불리수득실) 본래 잃어 버리지 않았거늘 득실을 말하지 말라
無迷說悟是何由(무미설오시하유) 미혹함이 없는데 구태여 깨달음을 강조하는가 - 진각 혜심, < 無衣子詩集 >
看山看水送此生 산 보고 물 보고 이 삶을 보내며
不管人間多是 인간세상 많은 시비에 관여치 않네-조선 뇌계 유호인(1445~1494), 금대사
그러나 뇌계 유호인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붓다가 이곳에서 보여주려 한 것은
인간 세상 시비, 바로 그 자리의 현현한 깨달음.
지리방장제일금대
왔던 길을 뒤돌아보며
스스로의 명당자리를 들여다본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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