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3일 늦어가는 오후-목적지가 아니라 해도 지나칠 수 없는 곳이 있다.
카메라는 핑계
떠도는 구름에 초점을 맞추고 한참을 머문다.
목적한 바는 아니었지만 지나치기 어려워 다시 찾은 실상사
그 연못에서는 아무도 향기를 자랑하지 않는다.
향기 내세우지 않음으로 향기로운 곳
신라 흥덕왕(興德王) 3년(서기 828년)
증각대사 홍척(洪陟)이
구산선종(九山禪宗) 가운데 최초로 일으켜 세운 실상사
실상사 삼층석탑
보광전 앞뜰에 동·서로 세워져 있는 쌍둥이 탑이다.
실상사를 창건할 때 조성된 높이 8.4m의 탑으로
탑신(塔身)과 옥개석(屋蓋石)이 하나의 돌로 만들어진
통일신라(統一新羅) 정형탑(定型塔)으로 알려져 있다.
보광전 앞 실상사 석등은
규모가 커서
석등 앞에 불을 밝힐 때 쓰도록 돌사다리까지 만들어져 있다.
지붕돌 귀퉁이 꽃모양이나
받침돌 연꽃무늬가 형식적인 점으로 미루어
통일신라 후기인 9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보고 있다.
어김없이 꽃그늘진
이곳 실상사에서
오후의 한가로운 바람을 벗하고 있으려니
그저 만사가 한 오라기 향연기처럼 느껴진다.
보광전의 부처님
찾아오는 길은 멀었는데
고두례의 시간은 너무 짧다.
실상사 동종
여의주 없는 용이 종천판(鐘天板)을 딛고 있는 형상
여의주를 소리로 볼 수 있을까...
치졸한 망상...
댕!댕!댕!
돌아서 오는데
동종 주변 지도에
일본열도가 그려져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정기가 일본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곳이
바로 이곳 실상사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전해 온다고 하는 곳
극락전의 문살
극락전 안 아미타 부처님도 뵙고 싶은데
지금은 기도 중...
문살만 붙들고 있다가 물러선다.
문은 들어가라 있는 것이련만.
실상사 증각대사의 탑비
증각대사는 일명 홍척국사 ·남한조사로 불리는데
통일신라 헌강왕 때에 당나라에 들어갔다가 흥덕왕 1년(826)에 귀국한 뒤
구산선문의 하나인 실상사파를 일으켜 세운 고승이다.
그리고 이곳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는 홍척 스님의 고향.
증각대사 응료탑
실상산문(實相山門) 개산조(開山祖) 홍척국사의 사리탑(舍利塔)으로
9세기 후반의 우수한 조각수법(彫刻手法)을 보여 주고 있다.
옛 스승의 흔적을 더듬으며
실상사 속살을 거닐 때는
학의 걸음을 흉내내어 걷는다.
수철화상 능가보월탑
수철화상은 신라 후기의 승려로
본래 심원사(深源寺)에 머물다가 후에 실상사에 들어와
이 절의 두번째 창건주가 되었다.
지붕돌은 얇고 경사가 완만한데
처마부분에는 엷은 곡선을 이루고 서까래를 새겼으며
지붕 경사면에는 기와골, 그리고 그 끝에는 막새기와를 새겨
목조건축의 지붕 양식을 따른 보월탑.
달은 천강에만 비치는 게 아니었구나.
수철화상 능가보월탑비
수철화상은
진성여왕 7년(893)에 77세로 입적하니
왕은 그의 시호를 ‘수철화상’이라 하고, 탑 이름을 ‘능가보월’이라 내리었다.
1996년-2005년에 있었던
발굴작업에서 출토된 기와로 쌓은 기와탑
보리의 마음도
저처럼 차곡차곡 쌓여갔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이왕 이 세상 사는 거
그래, 잘 돌자.
이왕 이 세상에 온 거
그래, 다 갚고
잘 돌고 가자.
다들 잘 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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