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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눈
...
그렇구나
...
슬픔이란 이렇게
막막하게
아주 막막하게
눈동자에 맺히는구나
죽음의 행렬로 내쫓길 때
한 번 뒤돌아본 그 사람
저승길을 재촉하는 총칼에 대한 원망은 없다.
그러나 불러보고 싶은 이름은 가슴에 있다.
피투성이 고향 산천에 두고 가는
우리 어멍, 우리 아방, 우리 성님.... 그리고 내 새끼들아
제주지역 행방불명 희생자
묘비마저 차갑다
골수에 새긴 아픔을 모아 놓으면
검은 무지개가 될까
부디
눈동자에 새긴 마지막 그리움마저 버리고 버려
극락왕생하소서
그 아픈 길을
이 아이들이 다시 걷지 않게 하소서
봄날은 가고 없다.
어둔 밤에 찾은 4.3평화 공원에는
여전히 칼바람이 불고 있다.
쏘아 죽이고
태워 죽이고
굶겨 죽이던
국군 토벌대의 삼광작전이 행해지던 거친오름 위로
달이 뜬다.
깊은 밤
거친 오름에 홀로 남은
노루의 울음소리가 적막을 찢어놓는다.
홀로 우는 노루는 말하고 싶었나 보다.
아직도 사냥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이 잔인한 사냥이 끝날 때
떠도는 영혼들은 쉴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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