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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佛家思議

사성암

by 산드륵 2010.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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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7.30 아침

 

젊은날의 어느 늦은 밤

사성암으로 가는 험한 길을 무턱대고 올라

어둔 산정에서

성냥불을 몇번이나 꺼트리며 

마애여래와 눈인사를 나누고 온 기억이 있다.

 

이제 십수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 길을 찾으며 돌아보니

몸은 늙었으되 마음은 여전하다. 

 

전남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 사성암 입구

이제 이곳은 호랑이와 벗하며 밤길을 오르던 그런 곳이 아니다.

마을버스가 이곳에서 손님들을 모아 사성암 입구까지 왕복 운행한다.

걸어서 가는 길이 험한 것을 알기에

아직 문도 열지 않은 매점 앞에서 서성이다가 첫버스에 몸을 실었다. 

 

사성암

 

백제 성왕 22년인 544년

연기조사가 화엄사를 창건한 이듬해

이곳을 창건하고 오산암이라 칭하였다. 

 

 

이후 오산의 맑은 정기가 가득한 이곳에

원효, 의상, 도선, 진각 선사 등 네 분의 성인이 참선 수행하였다 하여

사성암이라 불리게 되었다. 

 

지리산 노고단, 섬진강, 구례읍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산과 하나가 되어버린

아름다운 전각들의 모습에 눈물이 핑 돈다.

 

사성암의 약사전

이곳에 원효 스님께서

선정에 들어 손톱으로 그렸다는 마애여래입상이 있다.

 

마애여래불

 

원효선사께서 음각한 선을 따라

그 위에 도금을 해 놓았다.

 

마음의 붓 하나로

선을 따라 흐르는 법을 알았다면

그 옛날

성냥불을 켜며 여래를 찾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았을 텐데......

 

금강산 보덕암과 그 모습이 비슷하다고 하는 약사전의 모습. 

금생에 살아서 금강산 그 골짜기를 밟아볼 수 있을까.

어서 통일이 되어 마음놓고 그 산천을 밟아볼 수 있기를

홀로 기원한다.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이곳에 겹겹이 쌓인 중생들의 소원.

항하의 모래수만큼 그 소원 많기도 하여라.

온갖 색이 많기도 하여라.

여섯 매듭 난 수건의 매듭을 다 풀면 하나의 수건이라 말할 것도 없으니, 그래, 모두 다 이루어라!

 

산왕전

 

산왕전 옆으로 난 도선굴

 

도선국사가

호랑이와 함께 참선을 했다고 알려지는 곳. 

 

호랑이는 왔는데 도선은 어디 있느뇨.

 

도선굴을 빠져 나오자

지리산이 품은 섬진강이 고운 얼굴을 드러낸다.

마음이 저절로 맑아진다. 

 

좌선대

 

송광사 제 6세인 원감국사 문집에 의하면

사성암이 있는 오산 정상에 참선을 하기 알맞은 바위가 있어

이곳에서 도선, 진각 선사가 연좌 수도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곳이 그곳인가.

 

위험해서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는데

백척간두에 서지 않으니 위험조차 모르겠다.

 

소원바위

 

_()_

 

이마에 달 떴네

 

간결하게

몇 개의 선으로 살아라 


 

사성암에 올라

마음의 울림 듣지 못하였으면 또 어떠리.

지우고 비우고

그렇게 간결하게 살다가

채 지우지 못한 몇 개의 선이 남았으면 또 어떠리.

 

이마에

달 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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