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30 정오
연이어 폭염주의보이다.
그러나 어제의 폭염은 환상이다.
어제보다 못해도 오늘의 폭염만이 폭염일 뿐이니 이 무슨 조화일까.
경남 함양군 백전면 백운리에서 바라보는 백운산
과거에는 50여개 사암을 품고 있었으며
정상에서 구름과 노닐기에 사뭇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곳으로 이름난 백운산
백운산의 상연대를 찾았다.
연꽃 대신 피어난 풀꽃과 인사를 나누며 산길을 오른다.
차도가 나기 전에는
산길을 걸어 올라왔어야 할 길이다.
상연대의 푸른 그늘 속으로 이어진 가파른 경사를 오른다.
백운산의 상연대
신라 경애왕 1년인 924년
고운 최치원선생이 그의 어머니를 위한 기도처로 창건한 사찰
상연대의 원통보전
최치원 선생이 이곳에서 관음기도 중에
관세음보살께서 연꽃을 타고 나타나 상연대(上蓮臺)로 이름하였다고 한다.
햇살 아래로 땀에 젖은 좌복이 외출을 했다.
백운을 거느리고 좌복도 쉬는 사이
고목은
제 스스로 제 몸을 비우는 중
하수는
산빛만 탐하다가 시간을 놓친다.
상연대로 오르는 길의 묵계암
오르면서 스친 길로 내리면서 스몄다.
물소리 고요하고 흰구름 한가롭네
태고의 신비로움 가득히 머금은
맑은 바람 향기로운 산사의 풍경소리
달은 밝고 밝아 푸른산 비추이네.
묵계암의 대웅전
대한불교 조계종 제12교구 해인사 말사로서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 도량이다.
정갈한 법당의 모습
고운 뜨락
폭염보다 화사한 꽃들
꽃은 스스로 만다라
자그만 물통 속에서 우주를 본다
꽃들의 우주
붉게 혹은 노랗게
업의 빛깔대로 만개한 우주
백운 사이로
백화가 떠돌지만
산은 시끄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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