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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佛家思議

충남 당진 안국사지

by 산드륵 2011.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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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9일 오후

 

그래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수십키로를 달려왔다.

 

그 길의 끝에서

이름모를 흰 꽃 한송이로 모든 것이 족하다.

 

충남 당진읍 정미면 수당리의 안국사지

 

키가 5미터나 되는 본존불 옆으로

허리가 땅에 잠긴 보살상과 머리를 잃버버린 보살상이

좌우에서 협시하고 있다.

 

안국사지의 본존불

소박한 미소의 본존불은

고려시대 충청도 지방에서 조성된

불상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허리 아랫부분이 잠겨 있는 협시불

현장에서 만난 처사님은

확인 결과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서

곧 복원해낼 계획이라고 말씀하신다.

 

오른쪽 협시불은

얼굴을 잃어버린 채 서 있다.

 

부처의 뒷모습은 중생을 닮았다.

허리가 잠겨있어도 얼굴을 잃었어도

뒷모습에는 그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안국사지 석탑

5층 석탑으로 추정되는데

현재는 1층 1매의 몸돌만 남아 있고

4매의 지붕틀이 겹쳐 놓여 있다.

 

몸돌의 여래좌상

 

수인이 각각 다른 것으로 봐서

삼존여래를 형상해 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삼면 중 한 면에는 문고리를 장식해 놓아서

사면에 여래상을 형상화하는 일반의 몸돌과는 양식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안국사지 삼존불 뒤의 매향암각

일명 배바위라고 불리는 이 거대한 바위에는

목공전설, 매향비문 등 두군데의 암각문이 새겨져 있다.

매향이란

향나무의 목심을 땅에 묻고

언젠가 고통의 이 땅에 미륵이 오시면 공양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매향 의식을 치르고 이 배바위에 그 내용을 암각으로 기록해 놓은 것이다.

 

옛 절터로 여겨지는 곳곳에

연지가 숨어 있다.

 

현재는 안국사지 석존불 옆으로

요사채가 지어지는 등 복원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안국사지로 들어가는 길조차 거의 확보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를 보고

열악한 현장 복원의 실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미륵을 향한 그리움은

상처 깊은 이들에겐

간절한 소망이었을 것이다.

민초들의 꿈이 깊이 묻힌 안국사지에서

허리가 잠기는 깊은 통증을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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