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30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의 신흥암을 찾아 길을 나섰다.
공주 갑사에 들어선 다음
약사여래불께 신흥암 가는 길을 고하고 계곡 방향으로 올라가면 된다.
공주 갑사 약사 여래불
계룡산을 찾는 이들은
여느 산에서 만난 여느 불자들과는 느낌이 남달랐지만
묵언으로 그들을 받아들인다.
계곡 앞에서의 편안한 피서
탑돌 하나에 세상사의 짐 하나씩을 내려놓고 돌아갔기를 바란다.
신흥암 길의 용문폭포
수려한 경관에 돌고도는 바위길의 피곤함도 잊는다.
오르고 또 오르다 보니
향내음이 다가온다.
고구려 아도화상이
계룡산에 들어 바위 속에 있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발견하고
천진보탑이라 명명한 그곳
대웅전 뒷쪽의 바위가 천진보탑.
이곳에 전하는 천진보탑의 유래를 보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한 후
인도의 아소카왕이 쿠시나가라국의 사리탑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발견하고
이를 시방 세계에 나누어 봉안키로 하였는데
이 때 북방을 담당한 비사문천왕이 계룡산 이곳 바위 속에 사리를 봉안하였고
이후 아도화상이 이곳에서 진신사리를 찾아내어 천진보탑이라 이름하고
신흥암을 창건했다는 것이다.
천진보탑을 향해 천천히 걷는다.
6.25 당시에는
미군병사가 이 천진보탑이 방광하는 것을 보고
사진을 찍어 전송하는 바람에
외국에까지 알려졌다고 한다.
스스로가 천진보탑임을 믿는다면
붓다의 빛과 만나지 못할 것도 없으리니
보석을 비추는 보석처럼
우주는 반짝이리라.
천진보탑처럼
우주의 보석으로 빛나던 사람
석봉선사(1890-1971)가 머물던 신흥암
40년간 묵언 수행한 석봉선사는
이곳에서 5가지 제일 법문을 남겼다.
제일 강한 자란 어떤 이냐?
참는 자다.
제일 이로운 것이란 어떤 것이냐?
몸에 병이 없음이다.
제일 큰 부자는 어떤 이냐?
지족을 아는 이다.
제일 좋은 친구란 어떤 이냐?
스스로의 잘못을 정확히 짚어주는 이다.
제일 큰 즐거움이란 무엇이냐?
스스로 깨쳐 알고 니르바나에 드는 것이다.
그대가 천진보궁이다.
이 우주가 천진보궁이다.
신흥암 대웅전
천진보탑 방향을 향해 참배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잠깐 꿈을 꾼듯
온몸에 식은땀이 흐른다.
천진보탑에 올라
스스로와 대면하지는 못했으나
그 못했음을 아는 것으로 족하기로 한다.
갑사로 내려왔다.
능소화가 곱다.
짧은 꿈처럼 왔다가 간다.
갑사의 대웅전
종각 옆에서 쉬어가기로 한다.
미열과 식은땀이 아직 채 가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