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31일 아침
전북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 포구
기원전 384년
인도승 마라난타가 이곳 백제 땅에 첫발을 내딛었다.
시절인연이 그렇듯
때가 되면 둥실둥실 항해를 계속할 작은 배
저 작은 배처럼 마라난타 역시 시절인연을 타고 이 땅에 첫발을 내딛었던 것일까.
법성포의 마라난타사
마라난타와 법성포와의 인연을 기억하기 위해
1999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이곳에 도착한 것은
인적드믄 이른 아침
부용루
윤회의 수레바퀴를 따라 걷는다.
고타마 싯다르타
설산에서 명상에 든 싯다르타
그 앞에는
꽃그늘을 마련한 보리수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는 이
정상의 사면대불
아직 조성 중이어서 올라가 볼 수는 없었지만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아미타불이 현재 조성되어 있다.
만불전을 내려보며
갯내음을 맡는다.
밀물이 들면
귀인이 또 오실 것만 같은 곳
부용루에서 내려 탑원을 돌아본다.
탑원은 불탑과 감실형 불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감실형 불당에는 다양한 불탑과 불상이 모셔져 있었다.
탑원에서 바라본 마라난타사의 전경
가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돌아보면 태양폭풍 속에서의 산책도 좋았다.
호흡을 고르느라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기에
그 시간을 기억하는 지금 역시 그렇기에 말이다.
간다라 유물 전시관
너무 일찍 찾은 탓인지 아직 열려있지 않았다.
모든 일에는 시절인연이 있음이니 아쉬워 하지 않기로 했다.
보리수 둘레를 돌며
바닥에 떨어진 보리수 열매를 주워 왔다.
열매는 채 열방울이 되지 않았지만 곱게 말려 염주를 만들 생각이다.
내 남은 윤회의 수레바퀴도 채 열방울이 되지 않았기를 바란다.
이것이 욕심 중 욕심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렇게 스스로 속으며 소일하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