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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佛家思議

불갑사

by 산드륵 2011.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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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31일 하산길

 

마음 따라 흐르는 바람의 길

 

2011년 여름날

도반과 함께 한 바람의 길은 여기까지다.

 

전남 영광의 불갑사

백제 침류왕 원년인 384년 진나라를 거쳐 백제로 들어온 마라난타 존자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지는 곳이다.

1349년에는 고려의 각진국사가 머무르면서 천여명의 수행승이 모여들어

40여동 500여칸의 대규모 사찰로 번창하였고 산내암자도 31개에 이르렀다.

정유재란 당시 소실되었다가 

건륭 29년 갑신 영조 40년(1764)에 다시 중건되었고

<조선사찰사료>에 의해 순종 융희 3년(1909)년 최종 보수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불갑사 대웅전

정면 3칸, 측면 3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다포계 건물

 

대웅전의 목조삼신불좌상(보물 제1377호)

중앙에 석가모니불, 왼쪽에 약사여래불, 오른쪽에 아미타불을 봉안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본존불이 건물 서쪽에 앉아 동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양식은 부석사 무량수전에서도 찾을 수 있으나

불갑사 대웅전의 방향은 서쪽이고 불상은 남향으로

전례가 없는 양식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웅전의 문살

3칸 모두 삼분합 소슬 빗살문으로 되어 있는데

중앙의 법당 문이 열려 있어

왼편의 문살만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가운데 보리수 문양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빗살문이 조각되어 있다. 

 

중앙의 보리수 문양

그 고운 창호문에 작은 구멍을 내고 법당을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

대웅전 벽화를 그릴 당시

화사는 절대로 안을 들여다 보지 말라고 했는데

누군가 몰래 구멍을 내어 안을 훔쳐보는 바람에

화사는 그만 까치가 되어 날아올랐고

자기가 그리던 그림 안에서

슬며시 조는 까치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삼존불을 모신 수미단 뒤편으로는 양류 관음보살

모든 병을 치료해주는 감로수가 들어 있는 정병과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있다.

 

바이샬리에 전염병이 돌아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겨워할 때

감로의 정병과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나타나셨다 하여

양류 관음이라 불린다 한다.

 

양류 관음 보살 벽화 아래에는

누군가 습작처럼 새겨놓은 먹화가 있다.

나무널에 그린 이 먹화는

18세기에서 19세기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불단 밑에 쪼그리고 앉아

먹으로 그림을 그리는 어느 스님의 뒷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 나는 듯하다.

 

오늘은 음력 7월 초하루라 그런지

촌로들이 법당을 가득 메웠다.

 

고려 각진국사비

천여명의 수행승이 각진국사를 찾아 이곳에 스며들었고

이 때 크게 융성한 불갑사는

호남 서쪽 불교 근본 성지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세월이 흐르고 비석도 많이 기울었다.

모든 것이 다 이런 것이다.

 

일광당

 

명부전

 

굴뚝 위의 스투파

스투파는 인도에서 볼 수 있는 보주 양식

인도승 마라난타에 관한 기억이 여기에도 있다.
 

기와의 그림자가 길어진다.

시계를 본다.

이제 하산할 시간이다.

불갑사의 꽃무릇도 찾아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돌아보니

세심정에서 스님은 청수를 준비하고 있다.

내 마음이 그 물 한 잔 받든다.

하산이라 생각하는 순간

마음은 이미 산을 향해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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