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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오름 편백나무 숲길을
천천히 걸어올라간다.
행정구역상 위미리와 한남리의 경계에 걸쳐있는
표고 302m 비고 50여m의 야트막한 고이오름
부지런한 산불감시원이 고이오름 정상을 지키고 있다.
해병대 초소처럼 생긴 전망대 위에 올라가면
이 일대의 모든 오름들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다.
산을 좋아하지 않으면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고이오름의 산불감시원 아저씨.
정확한 시간에 남원 일대의 모든 오름의 상황을 무전기로 점검한다.
고이오름에서 바라보이는 한라산
뒤에서 나를 밀어대던 바람에 쓸려 여기까지 다달았는데
이곳에서는 그 바람이 앞에서 불어온다.
온몸에 봄의 기운이 감긴다.
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풍경
위미리와 한남리의 경계에 걸쳐 있는 이 오름 아래로
위미목장과 한남목장이 펼쳐져 있다.
위미목장은 소유권 분쟁으로 염소들이 살지 못하고
한남목장은 인근에 공장이 생긴 이후 소들이 하나 둘 죽어나가 지금은 비어있다 한다.
거린오름 민오름
섶섬 문섬
영주산 따라비오름
자배봉
그리고 지귀도에 다달아
풍경에 점을 찍는다.
서귀포시 서성로에서
한남목장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마소들이 물을 먹던 이 물통 옆으로 난 좁은 길을 지나
무너진 잣성을 건너 편백나무 숲으로 들어서면
고이오름으로 쉽게 오를 수 있다.
물은 맑고 깊은데
더이상 우마는 찾지 않는다.
주인 없는 풍경을 찾는 길손들만 어쩌다 이 길을 스쳐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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