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5
대흥사 진불암에서 내려오다가
관음전에 들렀다.
서산대사가
만년 동안 마르지 않을 땅이라 했던
대둔산의 맑은 기운은
이곳에서도 향기롭다.
관음전
관음전의 오층석탑
꾸밈없는 간결함에
한 수 배운다.
관음전의 관세음보살상
세존이시여. 저는 관음(觀音)여래께 공양을 올리고 여래께서 가르쳐 주신 환(幻)과 같은 문훈(聞熏) 문수(聞修) 금강삼매(金剛三昧)를 받아 부처님 여래와 더불어 자력(慈力)이 동일하여, 제 몸이 삼십이 응신을 이루어 모든 국토에 들어가나이다.
관음전 뒤뜰에 올라
대둔산을 바라보며
관세음의 말씀을 생각한다.
세존이시여.
제가 또 문훈(聞熏) 문수(聞修) 금강삼매(金剛三昧)의 무작(無作) 묘력(妙力)으로
시방삼세 육도의 모든 중생들과 비앙(悲仰)이 동일하므로
모든 중생들이 제 몸과 마음에서 열 네 가지 무외(無畏) 공덕(功德)을 얻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또 이 원통을 얻어서 위없는 도를 닦아 증득하였으므로
또 네 가지 부사의한 무작(無作) 묘덕(妙德)을 얻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을 물으시니
저는 이문(耳門)으로 원조(圓照) 삼매(三昧)를 닦아서
인연 따라 중생을 교화하는 마음이 자재롭고
입류(入流)하여 삼마지(三摩地)를 얻어서 보리를 성취하는 것이 으뜸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관세음이 세존께 말씀을 마치자
이때 하늘에서 청련 황련 적련 백련의 백가지 보련화가 서로 얽혀서 비오듯 하니
시방의 허공이 온통 칠보의 빛으로 찬란하였으며
이 사바세계의 산하대지는 보이지 않고
시방의 미진수 국토가 합하여 하나의 세계가 된 것만 보였고, 범패와 영가가 저절로 연주되었다.
관세음을 생각하며 대둔산을 바라본다.
대둔산 북미륵암이 여기서 멀지 않다.
소리에서 보리로 가는 길이 여기서 멀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