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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佛家思議

길상사

by 산드륵 2015.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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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삼각산 길상사.

2015년 1월 1일의 아침을 길상사에서 맞는다.

 

설법전 앞의 관세음보살상.

천주교 신자인 최종태의 작품이다.

최종태씨가 법정스님과 가까웠던 정채봉 작가를 통해

자비의 완성을 보여주는 관세음보살상을 조각해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는데

법정스님께서

그 맑은 마음을 향기롭게 여기면서

길상사의 개원과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기존의 관음상과는 너무 다른 모습을 보면서

형상에 집착하던 생각 하나가 부서진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무릇 형상이란 공한 것이니

만약 모든 형상이 무상임을 안다면 곧 여래를 보리.

 

형상에 갇히지 않는 크나큰 진여의 세계를 바로 볼 수 있다면

굳이 형상에 집착할 것도 없고

하나다 둘이다 할 나위가 없는

여래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인가 보다.

 

길상사 7층 석탑.

이 탑은

다종교 한국사회의 종교화합을 기원하는 의미로 기증되었는데

2013년에 들어서는

부처님 오색정골사리를 비롯하여

목건련존자, 마하가섭존자, 라훌라존자 등의 사리가 봉안되었다.

 

붓다를 호위하고 있는

네 마리 사자.

지혜와 용맹을 상징한다.

 

중앙에 모셔진 사방불은

각각 선정인, 항마촉지인, 통인, 전법륜인을 취하고 있다.

 

모든 것을 귀의하게 하는

자비의 미소

 

종각

 

여기 침묵의 그늘에서 그대를 맑히라

이 부드러운 바람결에 그대 향기를 실으라

그대, 아름다운 강물로 흐르라

오, 그대 안 저 불멸의 달을 보라

 

나를 보는 그대가 여래.

 

극락전

 

적묵당

 

침묵의 집

 

길상선원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이런 순간들이 쌓여

한 생애를 이룬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라.

묵은 수렁에서 거듭거듭 털고 일어서라.

 

법정스님의 향기를 좇아 이곳까지 왔다.

 

법정스님 진영각.

이곳은 법정스님께서 길상사를 찾을 때마다 머무시던 행지실이었는데

법정스님께서 입적하신 후 진영을 모시고 진영각이라 이름하게 되었다.

 

송광사 불일암의 풍경을 닮았다.

 

법정스님의 유골을 모신 곳.

일체의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라던

법정스님의 작은 흔적이

여기에 남아 있다.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진여의 그림자

그림자의 진여

굳이 찾으려말고 맑고 향기롭게 살다가라던 그 말씀조차 거두어 버린 곳.

 

이곳에서 반가운 의자를 만난다.

스님 가신 후에 더 커 보이던 불일암의 그 의자를 닮았다.

맑은 햇살 아래서 볕바라기를 하던 스님은

툇마루를 손으로 쓸어 자신의 곁을 내주셨었다.

그 마루의 온기가 따뜻했었다.

툇마루에 떨어지던 그 햇살이 부드러웠었다.

 

명상의 계곡

 

사바에서

기억할 것은

연꽃 한 송이.

맑디 맑아지면 맑디 맑은 것과 만나지 않겠나.

 

시주 길상화 공덕비

 

대원각이라는 요정을

법정스님께 시주한 공덕주 김영한.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기생들이 옷을 갈아입던 팔각정에서

맑은 종소리가 울려퍼지기를 기원하던

그녀의 바람대로

팔각정은 종각이 되었고

1999년 육신의 옷을 벗은 그녀는

이곳 뜰에 뿌려져 종소리를 듣는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을 통해 얻은

그녀의 아름다운 회향.

 

날마다 무소유다.

날마다 아름다운 회향이다.

그러면 봄은 절로 오겠지.

연못은 절로 달을 드러내겠지.

 

지장전

 

지장보살

 

눈빛이 생생하다.

 

아름답게 회향하고 떠난 이들의 뜰.

이 뜰에서

나 또한

생생한 눈빛으로

아름다운 회향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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