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31. 오전
전북 남원시 산내면 대정리의 서진암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
지리산 둘레길에 있는 대정리의 매동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마을로 들어가
산을 올려다본 뒤
소나무가 울창한 부분을 찾아
삼거리에서 왼쪽
다시 삼거리에서 왼쪽
그리고 다시 차가 갈 수 있는 길의 끝까지 올라간다.
그곳에 가면 작은 이정표가 있을 것이다.
마을 주민 여럿에게 물어서 알아낸 서진암의 주소.
서룡산 정상 1.2km
서진암 600m
그렇게 이정표를 찾아
솔길을 한참 걸어오르니
서진암.
실상사의 부속암자이지만
실상사와는 거리가 가깝지 않다.
잠시 외출한 스님을 기다려
기둥석 좌대만큼
훌쩍 키가 커버린 도량의 풀들.
세암
세진암
그러다가 서진암.
창건연대는 알 수 없으나
1822년 불에 타 소실된 이후
1827년 성윤, 대영스님 등에 의해 재건되었고
1927년 서진암으로 사명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서진암의 조그만 법당.
스님은 외출했으나
신도들은 여전히 오간다.
붓다와 나한.
나한기도도량으로 알려진 이곳에는
원래 5구의 나한상이 있었으나
그중 나한상의 밑면에
'정덕십일년병자화주경희'라는 명문이 새겨져
조선시대 나한상의 모습을 알려주던
한 구의 나한상은
금산사 불교 박물관에 보존 중이다.
아미타불
중품중생인
저마다 다른 업보로
저마른 다른 삶을 사는
어느 한 중생도 놓치지 않으려는
아미타불의 마음이
구품정인으로 표현되어 있다.
나한상들.
모든 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얻었으니
마땅히 공경받을만한 아라한.
천안명天眼明 숙명명宿命明 누진명漏盡明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신족통神足通 숙명통宿命通 누진통漏盡通
그리고 8해탈법까지
모두 갖추었기에
인간과 천인들의 소원을 속히 성취시켜준다 하여
일찍이 현세의 빠른 소원성취를 바라는 이들의 신앙대상으로 여겨졌다.
마음 속에 애욕이 있더라도 따라가지 아니하고 상대의 실상을 관찰하는 제1해탈법
마음 속에 색욕이 없어졌으나 상대의 색신을 관찰하는 제2해탈법
범천이나 성인처럼 깨끗함을 성취한 몸을 관찰하여 탐욕을 일으키지 않는 제3해탈법
상대의 색신에 대한 애착에서 초월하여 공무변처에 이르는 제4해탈법
공무변처에서도 벗어나 식무변처에 이르는 제5해탈법
식무변처에서도 벗어나 주객의 경계가 끊어진 무소유처에 이르는 제6해탈법
무소유처에서도 벗어나 비상비비상처에 이르는 제7해탈법
비상비비상처에서도 벗어나 모든 것이 멸진된 해탈에 이르는 제8해탈법
목탁을 치면 소리가 울리겠지.
깨달음의 길로 가면 깨닫겠지.
번거로운 몸을 벗고
날아가겠지.
법당에도
칠성각에도
청수는 가득히 맑고 깨끗하였으니
얼마전 올린 공양이 분명한데
인기척은 없다.
나무아미타불.
청수를 한 모금 마시고
마음을 맑힌다.
오늘도 누군가 서진암에 다녀온다면
불전에 올린 청수가 여전히 차고 맑은지
마음으로 살피고
공양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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