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가사의佛家思議

전남 화순 만연사

by 산드륵 2016. 1. 21.
728x90


전남 화순 나한산 만연사.


 

1208년 고려 희종 때 일이다.

만연스님이

광주 무등산 원효사에서 순천 송광사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때는 겨울이라

산길은 무척 춥고 고단하여

잠시 나무 밑에 의지하여 쉬어가려 하였는데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런데

꿈에

십육 나한이 석가모니불을 모시려고 부단히 불사를 하고 있었다.

꿈에도 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깨어보니

만연스님이 잠들어 있던 주변은

모두 많은 눈이 내려 쌓여

길조차 끊어져 있었으나

자신이 누웠던 자리에만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며

얼어죽지 않게 지켜주고 있었다.

이에

만연스님은

그 자리에서 불사를 하기로 마음을 결정하고

만연사를 창건하기에 이르렀다.

얼어붙은

산길에서

기약없이 잠들어 본 이들이라야

충분히

이해 가능한 이야기다.


 

화우천(華雨天)이나, 천우화(天雨華)나.

그래.

꽃비 내리는 하늘이나, 하늘비가 꽃처럼 아름답기나.

색(色)이 공(空)이거나, 공(空)이 색(色)이거나. 

 

 

꽃비를 그리며

도량으로 들어서니

대웅전을 위시한

여러 전각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안정감 있어 보이는

전각의 배치가

사람의 마음을 절로절로 편안케 한다.

 

 

마음이 편하니

이 도량의 사람들은

된장도 담고

그 된장은

다시 인연있는 이들에 의해

주변의 공동체로 흘러가고 있다.

 

 

만연사 대웅전.

 

 

기도객이 선정에 들어 있다.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했고

법당에서 기도 중인 분들까지 계셔서

자세히 참배할 수 없었다.

삼배만 드리고 물러서 나올 때 아쉬움이 컸다.

 

 

만연사 대웅전에는

목조삼존불상과 여러 탱화 등을 모셨고

영산회상도로 제작되었다는 괘불도 봉안되어 있다고 하며

그중 괘불탱화는

비현스님이 쾌윤, 도옥 스님 등과 함께 제작하였는데

길이가 760m, 너비가 583m에 이른다고 한다.

대웅전에 참배하고 나왔음에도

직접 확인하지 못했으니

이런 경우를 무어라 하는지 모르겠다.

 

 

다음 참배 때에는

시절 인연이 잘 맞아 떨어져서

편안히 참배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현재의 만연사 건물들은

모두 한국전쟁 이후에

복원된 것들.

전쟁의 상흔이 머물지 않은 곳이 없다.

 

 

종각.

 

 

범종.


 

나한전.

 

 

나한전에도

아니나다를까 안에서 기도 중인 분이 있다.

선정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참배한다.

 

예불시간에 맞추어 왔으니

함께 예불에 참석해야 하는데

일정을 핑게로 그러지 못했다.

마침 오늘이 여행 마지막 날이다.

 

 

순례의 이 길이

끊어지는 일이 없이

가도 길도 오는 길도

평안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마지막 남은 한 조각 마음까지 모두 회향한다.

 

 

2016년 1월 겨울 여행의 마지막 날.

저 멀리 무등산 자락의 구름다리를

카메라로 당겨 보았다.

비행기 시간에 맞추어

이제 돌아가야 하는데

마음은 벌써 저 구름다리를 건너고 있다.

 

 

 

 


 

 


 


 


 


 


 


 

 


 


 


 


'불가사의佛家思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남 함평 용문사  (0) 2016.01.22
전남 함평 용천사  (0) 2016.01.22
전남 보성 봉갑사  (0) 2016.01.20
전남 여수 영축산(진례봉) 도솔암  (0) 2016.01.20
전남 여수 흥국사  (0) 201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