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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佛家思議

문경 봉암사(2)

by 산드륵 2016.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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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봉암사에

희디흰 연꽃이 피어난다.



저마다 소원등을 달 때마다

활짝 피는

봉암사 연꽃.



봉암사 지증대사 적조탑.

신라 헌강왕 879년

지증대사의 명성을 듣고

심층거사가 이 희양산 일대를 희사하여 수행도량으로 만들어 줄 것을 간청하자

이곳을 둘러본 지증대사가

산이 병풍처럼 사방에 둘러쳐져 있어

봉황의 날개가 구름을 흩는 것 같고

강물이 멀리 둘러 쌓였는 즉

뿔 없는 용의 허리가 돌을 덮은 것과 같다며 경탄하고

이 땅을 얻게 된 것이 어찌 하늘이 준 것이 아니겠는가.

스님들의 거처가 되지못하면 도적의 소굴이 될것이다라 하며

대중을 이끌고 절을 지었다고 한다.


도적이란 

집을 잃은 민초들의 다른 이름일지니

절을 지어 민초들이 흘러들어오는 곳에서

시원한 물 한 모금 권해주는 일은

예로부터 절을 짓는 또다른 의미였다고도

나는 본다.

 


지증대사는

헌강왕 7년에 왕사로 임명되었으나 사양하고

봉암사로 들어와 입적하였다.



지증대사 적조탑비.

최치원이 글을 짓고

분황사 혜강스님이 글을 새겼다.

최치원의 사산비문 중의 하나이다.



조사전



참배객들이 줄을 짓고 있다.

자세히 참배할 수 없어 아쉬웠다.



그리고 조사전 저 너머

희양산문 태고선원.



이곳에 방부를 들이려

그 많은 스님들이

줄을 선다.



태고선원의 묘유문.

이곳은 오늘도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닫히지도 않았다.

열어보지 않았기에 알 수가 없을 뿐이다.

기와 밑으로

불(佛)자와 출(出)자를 새겼으니

꼭 진여묘성을 깨달은 분이

걸어나오길 바랄 뿐이다.



희양산 밑 금색전과 그 밑으로 삼층석탑.



금색전.



금색전의 비로자나불.

옴도 감도 생도 사도 없는 무량무수의 빛.



봉암사 삼층석탑은

창건 당시의 탑으로 보고 있는데

그 삼층탑의 상륜부는

보존을 위해

금색전 안에 따로 모셔두고 있다.



원형을 복원한

금색전 앞의 삼층석탑.



1907년 의병 전쟁 이후 크게 쇠퇴었던 이곳에

그 이후로도 계속 중창 노력이 이어져오다가

1947년 성철 스님이 

청담. 자운. 우봉스님 등과 함께 봉암사 결사를 일으키고 

더 나아가 행곡. 월산. 종수. 보경. 법전. 성수. 혜암.도우 등 20인이

결사에 참여함으로서

청정한 수행 도량의 발원지가 된 곳.



애초에

지증대사가 말하였듯이

강물이 멀리 둘러 쌓였는 즉

뿔 없는 용의 허리가 돌을 덮은 것과 같은 이곳.



그 품안의 봉암사 마애불.


 

환적 의천 대사의 원불.



어머니같은 원불.

의천 대사만이 아니라

그 그늘 아래 기대어

쉬어가던 수좌들이

많았으리라 본다.



법요식이 가까워온다.

10시에 예불을 시작하고

11시에 법요식이다.



범종각에서

우주를 울릴 법음이 곧 들릴 것이다.



마애불을 참배하고 돌아와보니

그새 인파는 더 늘어났다.



대웅보전과 금색전 앞에 핀

백련등.



소원등을 달고 다들 어디로 갔을까.



더러는 법당에서 삼매에 들었다.



더러는 다시 오기 어려운 이곳에서

소중한 이들과 추억을 남긴다. 



더러는 쌀쌀한 날씨를 피해

햇살 속에 서서

법요식이 열기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오래 기다린 법요식.



우리에겐 특별한 날이었지만

스님들께는 일상이다.

그러나

우리도 스님들도

이 시간들이 소중하기는 다름이 없다. 



관불식을 행하는 수좌 적명 스님



주지스님.



아기붓다를 맞이하고

법상에 앉으셨다.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고 출가하신 부처님.

그 뜻을 잘 새기고 살라.



사바에 살고 있으나

스스로 붓다임을 깨달아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그런 빛의 나라를 친견하길

서원하고 또 서원한다.



그리고 사바세계의 길은

먹기 위한 길.

점심공양의 기나긴 길에 동참해본다.

밥에 대한 탐욕을 반으로만 줄여도

번뇌의 반을 덜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아침공양보다

훨씬 정성스런 공양밥을 받고 알았다.

점심공양은

쌀밥에 콩나물과 무와 김을 고추장에 버무리고

거기에  생일 미역국.


2016.

평생의 소원.

봉암사를 다녀왔다.

사바를 떠나기 전에

붓다가 가신 길을

한번은

다 다녀봐야

대장부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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