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란용가(回鸞龍駕).
왕의 가마가
다시 돌아왔다.
의정부시 사패산 회룡사.
이방원에게 밀려
함흥으로 물러났던
태조 이성계가
다시 돌아온 곳.
회룡사.
그 회룡사 부도밭의 주인은 누구더냐.
몸구름이 사라지고
이윽고
그 몸에 대한 기억마저 사라진 자리에서
전생에서의 그날처럼 여전히 다시
묻노니
부도밭의 주인은 누구더냐.
이곳 경기도 일대 사찰에는
무학대사와 이성계에 관련된 일화가 참 많다.
특별히 의도한 바 없이
그저
이 절에서 저 절로
이 산에서 저 산으로
걸음을 옮긴 것뿐인데
돌아보니
정도전과 이성계와 무학대사
세 사람의 꿈을 따라 걷는 길이 되었다.
회룡사 전경
관세음보살입상.
원래 이 회룡사는
신라 신문왕 1년 681년 의상대사가 법성사라는 사명으로 창건하였는데
고려 우왕 10년 1384년 무학대사가 중창하고
이성계와 함께 3년간 수도하였고
이성계가 조선왕조를 건국하여 정계로 진출한 이후에는
무학이 홀로 관음성지로 조성하여 수도하였다.
그러다가
이성계가 다시 돌아오면서
회룡사로 이름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회룡사 대웅전.
대웅전의 석가모니불과 좌우협시보살.
극락보전
극락보전 앞의 오층석탑.
이 절의 창건주인 의상대사의 사리 1과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석조와 노주 등의 탑의 형식이
조선 전기의 형식을 띠고 있으니
의상대사의 사리는
다른 곳에서 모셔온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겠다.
아미타불을 본존불로 모시고
지장보살과 관세음보살을 좌우로 협시하였다.
그리고
천의 보살이
그 주변을
꽃처럼 에워쌌다.
2016년 12월 30일.
회란용가(回鸞龍駕).
내가 다시 돌아와
이곳에 섰다.
회룡사의 살림살이를 말해주는 수조.
고려시대 서산 보원사지 석조에 버금가는 규모의 수조로
조선시대 석조 연구의 중요한 작품이라 한다.
어떤 조사가
이곳에 다시 돌아와야
이 석조의 물도
바닥이 날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