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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 사패산 회룡사 서쪽 산자락의 석굴암.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회룡사 본사와 산중턱의 이곳을 오가며
새 세상에 대한 꿈을 꾸던 곳.
그 불이문에 들어섰다.
회룡사 석굴암.
그리고
이 불이문 안으로 들어섰던
또 다른 한 사람.
김구.
김구.
동학군의 선봉장.
김이언의 의병부대원.
을미사변 이후 왜병 쓰치다를 처단한 의혈청년.
마곡사에서 출가한 승려.
격렬한 청춘을 보낸
김구가
1919년 상해 망명 직전 피신하였던 곳은
이곳.
해방이 되고
다시 격동의 세월을 보내다가
1948년 다시 찾은 곳도 이곳.
그 김구가
안두희에게 암살당한 것이
1948년 6월 26일이므로
이곳을 방문하여
그의 친필을 남겨준 것은
그 해 봄날이 되겠다.
석굴암의 석가모니불.
이성계의 꿈.
무학대사의 꿈.
김구의 꿈.
미륵의 꿈.
비록 조각나버릴 꿈이라 해도
꿈꿀 때나
삶은 혁명처럼 뜨거우니
어찌 꿈꾸지 않을 수 있을까.
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산신각에서 들어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다.
재처럼 타버린
마음을 안고온 이는
극락전에 들어서
더 멀리 더 멀리 가고싶다 말한다.
그러나
아미타는 자비롭기도 하지.
더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신다.
그저 자기 발밑.
그저 자기 머리위.
그 위아래만큼만
더 깊어져도
무량무수의 세계을 열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수행의 거리보다
수행의 깊이를
이제는 살펴야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