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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사찰

남국사

by 산드륵 2017.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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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아라동 남국사

 

 

꽃과 차와 숲이 있는 곳

 

 

그곳에

비가 내리고

가을이 왔다.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자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고

바람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고

연꽃처럼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맑은 영혼도

사실은

가을비에 젖는다.

 

 

가을비 대롱대롱 매달린 법당 가는 길.

 

 

마음은 모든 일의 근원

마음이 모든 일을 시키나니

마음으로 악한 일을 생각하면

말도 그렇고 행동도 역시 그렇다.

수레를 따르는 수레바퀴의 자취처럼 

괴로움이 그를 따를 것이다.

 

 

참기 어려움을 참는 것이

진실한 참음이요

누구나 참을 수 있는 것을 참는 것은

일상의 참음이다.

 

자기보다 약한 이의 허물을

기꺼이 용서하고

부귀와 영화 속에서

겸손하고 절제하라.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이

수행의 덕이니

원망을 원망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성내는 사람 속에서도

마음을 고요히 가질 것이며

남들이 모두 악행한다고 해서 가담하지도 말라.

 

강한 자 앞에서 참는 것은

두렵기 때문이고

자기와 같은 사람 앞에서 참는 것은

싸우기 싫어서며

자기보다 못한 사람 앞에서 참는 것이

진정한 참음이다.

 

 

개구리와 올챙이집

 

 

제주 화산석으로 조성한 삼층석탑

 

 

돌 하나

풀 한 포기에도

제주다움이 담뿍 깃든 남국사.

 

 

고운 뜨락 저 편에는

오래된 법당이 여여하다.

 

 

빗속에서 더욱 찬란한 풍경.

이 자리에 서면

올 곳에 왔다는 느낌에

깊은 안도감을 느낀다.

 

 

뜰의 법석으로 나오신

삼존불

 

 

그리고 남국사 법당

 

 

석가모니불

 

 

우리는 서로 아는 사이.

서로의 시선을 오래 기억하고

다음 생애 어디서든 다시 만나면 알아볼 수 있기를 발원한다.

 

 

이제 이렇게 향을 사르고 얼굴을 보았으니

우리는 서로 아는 사이.

참 고운 모습 그대로 

다음 생애 어디서든 다시 만나길 발원한다. 

 

 

남국사의 고운 길

 

 

고운 뜨락

 

 

거친말을 하지 말라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성난 말은 고통이다

채찍은 오히려 내게 돌아오리라

 

 

옴마니반메훔

 

 

일체유심조의 누각

 

 

무량수각이라는 멋드러진 현판이 걸려있다.

추사가 왔다갔나보다.

 

 

요사채에 계신 스님을 뵙지는 못했지만

이곳 남국사는

뜨락의 모든 것이 법문이다.

어떤 날은 비가  와서

어떤 날은 달이 고와서

혹은 어떤 날은 어떤 날이어서

늘 모든 것이 법문이 되는 이곳.

 

 

 

 

 

언제나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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