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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지눌국사가
깨달음을 얻고
세상으로 나간 길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이 길
니르바나의 길
하국
백척간두의 그곳
경남 함양 깊은 골
상무주암
날개를 쉴 곳 없던
잠자리 한 마리
감히
무주(無住)의 허공에 발을 디뎠다.
고려말 각운선사가 『선문염송설화』 30권 저술을 끝마쳤을 때
그때
붓통 속으로
떨어지는 사리.
그 사리를 모셔 세운 필단사리탑.
글을 쓰거나
글씨를 쓰거나
붓끝에서 사리가 떨어질 정도는 되어야
글을 쓴다고
글씨를 쓴다고 말할 수 있는
고수들의 세계.
하국이 피지 않아도
그곳은 진정 환희롭다.
상무주암 고운 인연의 뜰
선이란
고요한 곳에도 있지 않고
또 시끄러운 곳에도 있지 않고
사량분별하는 그 어떤 곳에도 있지 않으니
단지
지금 스스로를 움직이게 하는 그것이
바로
니르바나의 비로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