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 치악산 남대봉 소롯길
물이 깊으면
산도 깊다.
해발 1084m
치악산 상원사
높기로 치면
해발 1450m 지리산 법계사
그리고 해발 1244m 설악산 봉정암 다음으로 높은 곳이
바로 이곳 치악산 상원사.
산은 높지만
소롯길의 풀꽃들 덕분에
몇번 헉헉대며 서너 시간 걸으면
곧 이곳에 다다른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도 하고
신라 경순왕 때
무착대사가 창건하였다고도 전해지는 이곳.
그 사람의 이름이 무엇이든
지금은 다 가고 없고
이제 깊은 산 속에는
언제나 한결같은 미소만 남았다.
치악산 상원사 풍경
대웅전
상원사지 삼층석탑과 범종각
치악산 상원사 삼층석탑은
신라 도선국사가 조성하였다고 전해진다.
남대봉 기슭의 대웅전과 석탑
이 치악산 상원사 대웅전은
한국전쟁으로 소실되었다가
1988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여
새롭게 지어진 것이다.
대웅전의 석가모니불과 좌우협시보살
대웅전 앞쪽
용바위의 범종각은
꿩의 보은이 서린 종각이다.
구렁이에게 물려 죽을 뻔한 꿩을 살려주었다가
그 원한으로 죽임을 당하게 된 스님을 살리기 위해
이 범종각의 종을 울렸던 꿩의 이야기.
그 전설의 현장이 바로 이곳이다.
조선조 무학대사는
치악산 상원사에 전해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시를 지어 남겼다.
크고 작은 종소리 한밤중에 울려 大小盤音四更中
꿩과 뱀의 두 원한 말끔히 풀렸으니 雉蛇兩寃半宵鮮
비로소 무착스님 보은의 뜻 알았네. 正知無着報酬鐘
관음전
관세음보살
휴휴당
본래진면목의 환한 빛 속에서
비로소 쉰다.
도량의 석가모니불
아름다운 보살
그리고 이 산 끝
심우당 심검각 너머 산신각
이제는
벼랑 끝 애증도 가시고
전나무의 향긋함만 남은
치악산 상원사.
그날의 보은을 지켜본 전나무가
이곳에 홀로 우뚝하다.
전나무가 지켜본 것은
애증이 아니라
보은이었기에
지금껏 당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