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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다경선원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만났다
오래 가꾼듯한 정원이
발걸음조차 조심스럽게 하는 다경선원
창건한지 30여년 되었다는데
그 나날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이 정원을 가꾸었으리라 짐작된다
차나무와 산수국 그리고 유자나무 밑으로 키작은 풀꽃
그 숲속의 대웅전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모시고 후불탱화로 장엄하였다
차나무를 따라 걷도록 되어있는 고즈넉한 정원
이곳 다경선원에서는
템플스테이도 가능하며
다도체험을 통해서 스님과 차담도 곁들일 수 있다고 한다
스님과의 차담을 위해 걷는 길
길을 제대로 걸었다면
찻잎에서 맑은 빛이 우러나기 전에
이미 할 말은 다 하였을 테니
차나 한 잔 합세
다시 희망이 꽃피는 부처님 오신날
부뚜막의 고양이가 기다린다
그러나 기다리지 않아도
부처님 오신 날 즈음에는
저절로 열릴 수국 꽃길
관음기도
아미타왕생기도
정토신장기도
백중기도
입춘기도
동지기도
그 기도의 나날이 그렇듯
꽃은
기다리지 않아도 매일 피어날 것이다
연화장 세계의 물빛이
이미 봄빛이듯이
들숨이
봄이고
날숨이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