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주왕암 주왕굴로 간다.
자하교를 건넌다.
대전사에서 시간의 길이를 잊어버리고 걸으면 곧 주왕암이다. 청송 세계지질공원의 일부인 주왕산 대전사에서 1시간여 타박타박 걸으면 1.2km 남짓한 거리에 주왕암이 있다.
주왕암
『주왕내기(周王內記)』에는 이곳 주왕암 주왕굴이 스스로를 왕이라 칭했던 주도(周鍍)가 숨어살던 곳이라 전하고 있다. 중국 당나라 때 사람인 주도(周鍍)는 황하의 물을 손으로 떠 마시듯 태산을 갈아 마셔버리리라는 포부로 일어나 스스로 후주천왕(後周天王)이라 칭하고 군사를 모아 당나라로 쳐들어갔으나 크게 패하고 도망치다가 마침내 신라 땅 석벽산으로 숨어들었으니 그곳이 이곳 주왕산이다. 주도는 이곳에서 노략질을 일삼으며 숨어 지냈으나 결국 당나라의 요청으로 신라 장군 마일성과 그의 오형제에 의해 이곳에서 화살을 맞고 죽었다.
가학루
주왕암
도량에 홀로 나와계신 부처님
나한전
본존불로 석가모니불을 봉안하고 좌우에 두 보살이 협시하고 있다.
나한전의 후불탱화는 조선 정조 24년 1800년에 조성된 탱화이다. 석가모니불을 본존불로 모시고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협시하였는데 그 모습이 매우 해학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신각
칠성각
주왕암에 참배하고 다시 산으로 오른다.
주왕굴
주왕암의 산신각으로 이곳이 당나라 주도가 머물렀던 곳이다.
주왕은 이곳에서 숨어살다가 촛대봉에서 신라 마일성장군이 쏜 화살에 맞아 최후를 마쳤다고 한다. 주왕과 그의 식솔 및 군사들이 흘린 피가 주방천으로 흐르면서 붉은 진달래가 피었는데, 이 진달래가 수달래이다. 주왕은 굴 앞 폭포에서 세수를 하려고 나왔다가 화살에 맞았다고 하는데 이 폭포는 겨울이면 주왕산 빙하를 이루어 주왕산 9경의 하나로 손꼽힌다고도 한다.
이 묘한 설화가 깃든 이곳 산신터에서는 소원 하나는 반드시 이루어진다고하여 매우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걸음을 내딛었다.
주왕굴 내부
산신령이 동자와 호랑이를 거느리고 기다리고 있다.
소원을 말하려는데 산신령이 먼저 말한다.
이곳으로 오는 길에서의 너의 생각이 곧 너의 소원이니라. 이미 이루어졌느니 헐헐헐.
아차 싶다.
삼복더위에 영혼이 가출하여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소원의 길. 그것이 인생길.
자족하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 지금 만족하라. 지금에 만족하라. 향 피우고 차 마시니 더 무얼 바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