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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대포포구, 옛이름은 '큰개'이다. 이 포구에서 해저에 묻혀있던 3개의 초석이 인근 법화사 금당지의 초석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고려시대 비보사찰 법화사의 중건을 위한 여러 물자들이 이 포구를 통해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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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포구는 법화사와의 연관성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용출하던 '존장물'과 '중질' 등과 관련하여, 상원인 영실 존자암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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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포구의 '존장물'은 해안도로가 정비되면서 사라졌다. 다만 콘크리트 구조물 맨끝에 구멍을 내어 '존장물'이 바다로 흐르도록 설계해 놓았다. 안내문 하나 없이 사라졌기에 그 물맛을 기억하는 이들만 아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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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포구에서 발견된 주춧돌. 이 주춧돌은 법화사 금당지 주춧돌과 유사한 것으로 판명되었는데 그 재질의 제주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고려 법화사 중건 당시 대포포구에서 하역하다가 유실되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각형 주춧돌 각부에 초두를 둥글게 만들어 윤곽을 주고, 다시 그 안에 동심원을 음각하였다. 전체 직경 90㎝, 두께 45㎝이며, 초두주좌원의 직경은 4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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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시정지(1998년, 김평윤』에 대포포구 주초석에 대한 기고문이 실려 있다.
“대포해안의 주초석 : 1990년 5월, 필자는 대포해안에 있는 법화사지에서 출토된 똑같은 크기, 모양, 석질의 주초석을 발견하였다.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광복 후 대포포구의 선박 계류장을 개축할 때 축대 옆 해저 모래밑에서 3개의 초석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마을 주민 고영진씨가 가져가서 정원석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하나는 마을 할머니가 맷돌로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어떤 청년이 와서 가져가 버렸다고 찾아내라고 야단을 쳤다 한다. 필자가 발견한 초석 하나도 누군가 가져갔다가 소유하기가 두려워 다시 바다로 돌려 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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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포구에서 중질을 지나 영실 존자암으로 가는 길목이 이곳일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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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된 기억이 파편처럼 흩어진 대포포구에서 누군가는 선정에 든다. 제주불교 성지순례길 선정의 길 34km 중에서 이곳 대포포구는 '베릿네 별빛따라 길'이라고 한다. 이름도 아름답다. '베릿내'란 별이 내리는 성천포구를 이름하는 것인데 '한라'가 은하수를 끌어당겨 이곳 중문면 대포동 성천포구 베릿내 쪽으로 흐르게 했나보다. 그 별이 내린 길이 '중질'로 표현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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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 성지순례길 선정의길 안내 및 궁금사항은 제주불교 청년회로 문의 바랍니다. "라고 되어 있는데 2016년의 그 연락처가 아직도 유효한지는 모르겠다. '베릿네 별빛따라 길'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법화사(고려시대 제주 최고의 사찰, 문화재)⇒약천사(전통사찰, 혜인스님의 법이 살아 숨쉬는 사찰)⇒대포 본향당(당 올레길이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당)⇒중질(고려와 조선시대 스님들이 많이 다니던 길), 절터왓(고려시대 사찰터)⇒주춧돌(고려시대 사찰 주춧돌)⇒올래8코스⇒대포연대(고려와 조선시대 해안가 방어유적)⇒주상절리(자연의 빚은 예술품)⇒베릿네 오름(별빛이 내리는 아름다운 오름⇒천제사(선정의 길 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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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항 도대불. 현무암과 시멘트가 만나 소박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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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경 만들어졌으며 2012년에 제주도 등록문화재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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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 한파, 폭설경보가 한꺼번에 내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기에 좋은 나날이다. 늦기 전에 두레박이라도 던져 짠짠해진 존장물 한 모금 길어먹고 중질로 나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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