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부론면 정산리 거돈사지. 거돈사는 현계산 기슭의 작은 골짜기를 끼고 너른 들판이 펼쳐진 곳에 조성되어 있다. 면적은 약 25,339㎡이다. 신라 9세기경 창건되었고 고려 초기에 대찰의 면모를 이룩하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곳 거돈사지의 금당지(金堂址)에는 전면 6줄, 측면 5줄의 초석(礎石)이 보존되어 있어 본래는 20여 칸의 대법당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거돈사지 원공국사탑비. 보물 제78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탑비는 고려시대 원공국사의 생전 행적을 기록한 비로서 원공국사 지종(智宗, 930∼1018)의 생애와 행적, 그의 덕을 기리는 송덕문이 담겨져 있다. 비석의 글은 최충, 글씨는 김거웅이 썼다.
탑비의 용
탑비의 이수에는 9마리의 용이 조각되어 있다. 정면 2마리, 측면 각 1마리, 후면 3마리, 이수 상면에 보주를 중심으로 2마리의 용 등 모두 9마리이다.
거돈사지의 삼층석탑
돌로 된 축대 안에 흙을 쌓고 그 안에 탑을 세웠다. 이러한 양식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삼층탑
삼층탑의 배례석. 어떤이들은 향공양을 올렸던 곳으로 보기도 한다. 크기는 135×85㎝이며, 연꽃무늬를 조각하였고, 전면과 측면에 안상(眼象)을 조각하였다.
금당터. 중앙에는 높이 약 2m의 화강석 불좌대(佛坐臺)가 있다. 이 터에는 주춧돌의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20여칸의 큰 법당이 있었음을 추정해 낼 수 있었다. 내부는 통층으로 2층 구조의 법당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거돈사지 원공국사탑. 일제강점기에 서울에 사는 일본인이 훔쳐갔던 것을 1948년에 경복궁으로 옮겨서 보관하다가,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전시장으로 옮겼다. 이곳 거돈사지에는 그 모형이 조성되어 있다.
원공국사 지종(智宗)은 고려 전기에 활동했던 법안종의 고승.
원공국사승묘지탑(圓空國師勝妙之塔)
원공국사탑의 옥개석. 옥개석 하부 4단의 받침과 서까래, 옥개석 상면의 기와 지붕골, 지붕마루 끝자락의 망새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 있다.
문비의 양쪽에는 사천왕상이 서 있으며, 살창도 조각되었다.
이 거돈사지 탑은 법천사지 지광국사현묘탑과 더불어 고려 전기 석조미술 양식을 파악하게 해주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 광종이 사망한 이후 경종·성종·목종대까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부도탑이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이 원공국사탑은 그 시기를 지나 만들어진 탑으로 고려 부도탑의 변화를 상세하게 보여주는 작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