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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佛家思議

설악산 봉정암

by 산드륵 2008.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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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님 사리와 정골을 나눠서 봉안한 5대 적멸보궁!

양산 통도사, 태백산 정암사, 사자산 법흥사, 오대산 상원사 중대의 적멸보궁 그리고 설악산의 봉정암   

석가모니 부처님 앞에서 무릎 꿇고 삼귀의를 약속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참배해 보고 싶은 곳! 

그중 귀한 인연으로 남겨두었던 봉정암으로 기어이 걸음을 옮겼습니다. 

 

 

우리나라 사찰 중 가장 높은 해발 1,244미터에 자리한 봉정암

백담사에서 오세암을 거처 봉정암까지 7시간

백담사에서 수렴동 산장으로 곧장 오르면 5시간  

아무도 밟지 않은 새벽 산길을 걷고 싶어 전날은 백담사에서 머물렀습니다.

백담사로는 마을 버스만이 들어갈 수 있고

그 버스마저도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 40분까지만 다니기 때문에

새벽 산행을 위해서는 백담사에서 자던지

마을에서 백담사까지 1시간 30여분 정도를 더 걸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새벽 길을 떠나려는데

수해로 인해 등산로가 완전히 유실되었다고 지난 밤 봉정암에서 내려온 청년이 만류합니다. 

그러나 저 아름다운 내설악 봉우리를 바라보며 걸음을 늦출 수가 없어서 서둘러 떠났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봉정암으로 오르는 길은 완전히 유실되어서

곳곳에 철제 다리들이 쓸려나가고 등산로는 모래와 자갈로 덮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길은 길로 이어지며 뒤돌아볼 이유를 주지 않아 5시간 쉬지 않고 걸었습니다.

 

 

 

잠시 쉬려고 하면 나타나는 청명한 폭포는

봉우리가 달라지면 그 냄새도 달라지며

그저 길 따라 걸을 것을 요구합니다. 

 

 

 

가는 길에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사치에 가까워

오는 길에 담고 오자 하며 무던히도 걸었더니

어느새 나타난 깔딱고개.

절로 숨이 깔딱거려지는 이 고개만 지나면 봉정암이 나타난다고 하니 오히려 반가웠던 곳.  

 

 

 

그러나 거의 직각으로 올라야하는 이 깔딱고개 앞에서는

잠깐 심호흡을 고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깔딱고개를 기어기어 넘어서니 사자바위가 반깁니다.

다 왔으니 힘내라고 하기에 사자처럼 한 번 크게 웃어봤습니다. 

 

 

 

 

봉정암입니다.

봉황이 살짝 날개를 편 듯한 거대한 바위를 중심으로

가섭, 아난, 기린, 할미, 독성, 나한, 산신봉이 감싸고 있는 봉정암은

644년(선덕여왕 13년) 부처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를 갖고

당나라에서 귀국한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합니다.

만해선사의 「백담사사적기」에 첨부된 ‘봉정암 중수기’와 ‘봉정암칠장사적기’에 따르면

667년 원효대사의 중건에 이어 고려중기인 1188년에는 보조국사가

1648년에는 환적 의천스님이

1678년에는 등운스님이 각각 중건을 거듭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옛 봉정암은 6.25 동란 당시 전소되었고

현재의 봉정암은 이후 중건한 것입니다.

 

 

 

산신각 위의 바위 모습입니다.

이곳에는 이처럼 기이한 모습의 바위들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진신사리탑입니다.

이곳에서는 구름도 스스로를 공양합니다. 

저는 올라오면서 그 많은 소원 마음에 담는 것도 너무 무거워 다 버려버린 탓에

그냥 아무 생각없이 고요한 삼배만 올렸습니다.

그리고 후둘거리는 다리 탓인지 오래 일어나지 못하였습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전망대에 올라 산하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진신사리탑은 부처님의 뇌사리를 봉안하였다고 하여

불뇌보탑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봉우리들이 탑을 빙 둘러 감싸안고 있었습니다.

 

 

 

이 깊은 내설악의 품속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뜻을

저 산은 말없이 전해줍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그 꽃 .... 백담사 계곡 앞에 새겨진 고은 시인의 시입니다. 

올라올 때 못 본 그 꽃이란 

부처님의 진신 

바로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일까요? ...... 

초행길에 왕복 10시간 힘들다고 생각들지도 모르지만 사실 걸어보면 그리 어려운 것만도 아니었습니다. 

내설악의 고운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닿게 되는 이곳, 봉정암.

무거운 일상 속에서 한없이 가벼워지고 싶다고 생각든다면 주저말고 길 떠나시길 권합니다.

그때의 그 맑은 기운이 벌써 그리워 제 마음은 다시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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