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살면서
사랑을 하나 보낼 때마다
가슴에 허공 하나 만듭니다.
그러나 그 허공은
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말없는 뒷모습에
마음 걸어두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또 모를까...
당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성산 일출봉.
그 뒷모습입니다.
일출봉 연안 수마포 해안 절벽.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군이 파놓은 진지동굴이
줄을 지어 있는 곳입니다.
콘크리트 구조물의 진지동굴
소형의 어뢰정 은폐용
미군의 공격시 방공호 등등으로 구축된
진지동굴들의 모습입니다.
이 일대에는
24개에 이르는
이와같은 진지동굴이
해안절벽을 따라 연이어 있습니다.
초소로 사용되었음직한
진지동굴도 보입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는 제주도를
그들 최후의 보루로 삼아
결사 항전을 다짐합니다.
제주도를
미군의 상륙 예상거점 9곳 가운데 하나로 예상하여
제주 곳곳에 이와 같은 진지동굴을 구축한 것입니다.
제주도에는 이와 같은 진지동굴이
700여개 이상이 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제주도민들이
진지동굴 구축에 동원되어
갖은 고초를 겪었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특히
해군항공기지와 해상특공기지 건설에는
당시 2500여명 정도의 조선인들이 강제동원되었는데
수월포(760㎡) 송악산(550㎡) 서우봉(730㎡) 삼매봉(900㎡) 일출봉(900㎡) 등
해상특공기지 5곳 중,
이곳 일출봉 기지 건설에는
전남지역의 조선인 광산 노동자 200~300명도 동원됩니다.
'결7호작전'
일본본토를 사수하기 위해
관동군을 비롯한 일본 정예부대 7만여명이
제주도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저 단단한 암반을 뚫어
진지동굴을 구축합니다.
당시 제주도의 인구는 약 25만명
여기에 7만여명의 일본군
암벽 사이사이에
눌려서 피는
저 식물들처럼
소리내서 신음하지 않았기에
심장이 4개였기에
견뎌온 제주의 역사입니다.
역사의 발자국이
어지러이 지나간 이 땅
그럼에도
바위에 사랑을 새기며
끝내 평화를 지켜내려는
이 땅의 소망이 자라고 있기에
이곳은
아름다운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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