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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읍 하가리 연화못
처음부터 꽃이었습니다.
빗방울
고스란히 받아내고
고스란히 쏟아내며
물들지 않는 그가
처음부터 꽃이었습니다.
혹 흔들림을 보았다면 그건 비의 그림자....
이 그림자 연못에
연꽃이 올라왔습니다.
오늘 연화못으로 떠나며
버릴 것은 핑게
지니고 갈 것은 우산
이곳에서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고 떠났다"고
거듭 말씀하시던
고타마 싯다르타의 그 심정을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비가 그치자
연꽃의 그림자가
빗물에 쓸려 갑니다.
고려 충렬왕 때인가 어느 시절에
야적배들의 소굴이었던 이곳을
관군이 급습하여 초토화시키고
그들의 집터를 파서 못으로 만들었는데
언젠가부터 연꽃이 와서 살기 시작했다는 이곳 하가리 연화못
그 자세한 내력이야 알 수 없지만
7월 장마 속의 이곳은
우산을 깊게 눌러 쓰고
혼자만의 얼굴을 들여다 보기에 나쁘지 않은 곳입니다.
내 마음은 당신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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