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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
소리에 놀라지 않는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물은
산을 지나
인가를 지나
바다에 닿는다.
한 생을 살아온
이름을 버리고
바다가 된다.
강정천 윗길로 흘러온 악근천
숱한 이름들을 기억하며 살아온
한 생을 버리고
이름을 버리고
그 역시 바다가 된다.
이제 어쩌면
해군기지가 들어선다는 강정 마을
주민들의 첨예한 갈등에
파도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곳
그 갈등의 해답은
보이지 않는다
성게 작업을 하는
해녀들의 등돌린 뒷모습에서
해답 대신 현실을 볼 뿐.
바다 앞에서
바다는 보이지 않고
인간사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