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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뙤약볕 아래서 기와를 굽느라 종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뙤약볕 아래서 기와를 줍느라 종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마음에 새기면 업이 되는 줄 알고 제 얼굴에 새겼습니다.
기와에 새기면 부서질 줄 알고 마음을 새겼습니다.
마음이 곧 형상이라는 걸 형상이 곧 마음이라는 걸
와공은 알고 있었나 봅니다.
때가 되면 시들겠죠...
부서진 기와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인연 따라 왔다간 한림읍 귀덕리 폐사지의 다양한 기와 조각들입니다.
한 송이가 한 다발. 일즉다
한 조각이 곧 그 전부.
그러길래 한 끝을 잡고도 그 모든 걸 마음으로 느낍니다. 폐사지에서 돌아보는 건 인간사입니다.
제주는 폐사지입니다. 그 폐사지에 향기로 다가가는 제주불교산책 님들! 외로운 길이라는 걸 알지만 닮고 싶고 따라가고 싶어 고단한 길을 함께 하는 모든 길벗들에게 꽃 한 송이 던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