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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물매화에 반했습니다.
구좌읍 송당리 밭돌오름
그러나 소들은 물매화도 먹어치웠습니다.
잘했다!
물든 내 마음도 먹어치워라!
밭돌오름에서는
다른 곳에서 보기 드믄
산상천(山上泉)도 찾아볼 수 있는데
'돌오름물'이라 불리는 이 샘은
오름 북서면 작은 골짜기의 중턱쯤에 있습니다.
밭돌오름 정상으로 가는 길에
작은 무덤 하나가 보입니다.
죽어서 오름이 되었습니다.
눈앞에는 안돌오름
건너편엔 체오름
돌아보니 높은오름
산수국을 닮은 하늘을
이곳에서 만납니다.
밭돌오름에서
남동쪽 거친 길로 내려오면
'올르래기'라 불리는 '나는 물'
3개의 물통마다
곤물이 가득 고였습니다.
두 손으로 뜨면
구름도 담길 듯 맑습니다.
아는 꽃 있길래
다시 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안돌오름에 올랐습니다.
다랑쉬, 큰오름, 동거문이
둔지오름도 보입니다.
아껴둔 곳...
영영 밟지 못하지는 않겠지만
멀리서 바라보려니
오름이 되어버린 그리운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안돌오름 정상에
봄에 핀다 여겼던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계절도 편견이었습니다.
인연따라 피게 되면 필 뿐...
그래서 아껴둔 물매화를 먹어치운
우공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