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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있습니다.
겨울 바다
그 바다를 꿈으로 부르나 봅니다.
꿈으로 와줘서 고마운 겨울 바다
종종거리며 걷기 좋은
오후의 풍경입니다.
그런 날
겨울 바람에 지친 날개를 접고 쉬는 그런 날
그런 날이 와도
스스로를 너무 나무라지 않았으면 합니다.
할미는
무릎에 차는 추위를 건너
바다 한 가운데서
조개를 캡니다.
고단한 할미의 발길은
더 깊은 바다를 향합니다.
내게
오늘이 그런 날이어도
너무 가슴 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철새입니다.
철따라 오고 갑니다.
깃을 튼 또다른 자리
그 자리가 어디든
차고 날아오를 만큼만 가볍게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동거미오름의 겨울 바람을 바라봅니다.
다랑쉬의 그 바람도 여전합니다.
때로는
모든 수식을 벗고
천천히 나다니는 일도 즐거운 것은
다행히도
오늘이 겨울이어서인듯 합니다.
한 바퀴 돌고 온 사이
그 사람은
아직도 이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