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지도를 펼쳤습니다.
보석의 도시 익산
선화공주가
마를 캐던 어린 무왕의 노래로 인해
궁궐을 나서던 밤
그 밤에 그 어미는 어린 딸을 말에 태우고
눈물과 함께 보석을 보따리에 싸서 실어보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보석의 도시'라는 구절에서 웬지 어미의 애틋함을 보는 듯합니다.
익산은
백제 무왕의 전설을 따라
대부분 밟아본 곳이라 잠시 망설이다가
숭림사로 향하였습니다.
웅포면 송천리 함라산 숭림사
해탈교로 들어섭니다.
소리에 끄달리는 업의 덩어리가
'나'라고 하는
전도된 망상을 버리고
고요하고 맑은 자성을 회복하면
그것이 곧 해탈이겠습니다.
눈, 코, 입과 귀와 촉감, 그리고 생각은 부서져도
마침내 부서지지 않을
영롱한 우리의 본성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빛으로 오신 님을 모신
보광전 앞에서 잠시
단전에 힘을 줍니다.
보광전의 목조 석가여래좌상
광해군 6년(1614)에 조성된 불상입니다.
여래의 항마촉지인!
항복받을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탐진치에 물든 심마(心魔)!
용과 구름이 새겨진 닫집
섬세한 새김이 인상적입니다.
탑그림자 일렁이는 영원전.
인조12년(1634)에 조성된 조선 후기 건물입니다.
지장보살 좌상과
24구의 주변 권속들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숭림사 입구의 부도전입니다.
부도의 모양이 제각각입니다.
우리의 모양이 제각각이듯
스스로 지은 업의 모양도 제각각...
마음이 우주만물을 만들어낸다는 말씀을 실감합니다.
담장 아래를 천천히 걷듯
그렇게 잠깐 다녀오리라 생각했던 여행입니다.
아직 채 녹지 않은 잔설이 숨어있었지만
3월은 이미 바람결에 실려 오고 있었습니다.
오다가다 만난 인연들과도
3월의 이 다정한 바람처럼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