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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오백 당오백(폐사지)30

오조리 사지 아주 오래 전 스님께서 떠주신 탁본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삶'이란 '기억의 복사본'같은 이 몸을 질질 끌고 다닐 때가 아니라 순간순간에도 온전히 빛나는 존재일 때 그때를 일러 '참 삶'이라 하는 거구나.  무지개 다리 건너 어느 시절 꽃을 피웠을지 모를 폐사지로 가는 일에 그래서 힘이 생깁니다.  제주시에서 성산포 방향으로 달리다가 오조리에 있는 제주관광해양고등학교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약 100여미터를 가면 길 왼쪽에 탐라왕자 부씨 가문의 커다란 묘가 보입니다. 그 묘역을 중심으로 한 인근 경작지 일대가 오조리 폐사지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이 일대 너른 경작지에는 과거의 파편들이 정리되지 않은 기억처럼 잘게 부서져 흩어져 있습니다.  그 중 '기왓장아진밭', 즉 '기왓장 앉은 .. 2008. 2. 29.
강림사지 발길이 붙들렸다. 꽃이 고와서?  아니... 옛 강림사지 할머니 너무 고와서...  조선 선조 34년(1601) 김상헌의 남사록에 '원나라 때 세운 절인데 절 앞에 화표(華表)가 있고...'라는 기록이 전하는 함덕 절골의 강림사지   그 절골 1290번지 일대  6대를 이어온 함덕리 명문 이 댁에는 강림사지의 유물로 추정되는 기단석과 주춧돌 등이 정원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제주 강씨의 시조로서 조선 태조 이성계의 계비인 신덕왕후의 사촌 오빠 강영이 유배되어 들어온 함덕의 강영개와 관련하여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강림사지   강림사지 일대는 주택들이 밀집되어 있어 옛 모습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이 곳에서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귀한 유물들이 마음씨 고운 주인댁의 배려로 소중히 관리되고 있.. 2008. 2. 29.
한 조각 종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뙤약볕 아래서 기와를 굽느라 종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뙤약볕 아래서 기와를 줍느라 종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마음에 새기면 업이 되는 줄 알고 제 얼굴에 새겼습니다.   기와에 새기면 부서질 줄 알고 마음을 새겼습니다. 마음이 곧 형상이라는 걸 형상이 곧 마음이라는 걸와공은 알고 있었나 봅니다.  때가 되면 시들겠죠...   부서진 기와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인연 따라 왔다간 한림읍 귀덕리 폐사지의 다양한 기와 조각들입니다.  한 송이가 한 다발. 일즉다   한 조각이 곧 그 전부.   그러길래 한 끝을 잡고도 그 모든 걸 마음으로 느낍니다. 폐사지에서 돌아보는 건 인간사입니다.   제주는 폐사지입니다. 그 폐사지에 향기로 다가가는 제주불교산책 님들! 외로운 길이라는 걸.. 2008. 2. 29.
고내오름의 수행굴 애월읍 고내리 시니물 앞에서 바라본 고내오름. 해발 175미터의 낮은 오름이지만 고내 8경 중, 4경을 품고 있는 고내오름. 그 오름 안의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길을 떠납니다. 고내리 입구 사거리에서 하가리 쪽으로 약 300여 미터 올라가면 길 오른편으로 경작지 입구가 보입니다. 이 길에서 산쪽으로 쳐.. 2008. 2. 29.
일과리 폐사지 무채색 하늘 무채색 저 산 너머 담담히 떠도는 비의 윤회를 바라보다 발길을 돌립니다. 대정읍 일과리 대원사 일과 1리 일주도로 변에서 바다쪽으로 내려가다가 서림 수원지 건물 바로 앞에서 만날 수 있는 대원사 풍경입니다. 사진 가운데는 대원사 1차 중건 당시 모셨던 불상입니다. 창건주인 대원스.. 2008. 2. 29.
불사리탑사 노을을 기다려 귀가를 미룹니다. 조천읍 불사리탑사 붓다처럼 연화대를 펼치고 앉을 수 있다면 귀가를 멈추고도 싶습니다. 제주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 세계의 평화 뭇중생의 평화 석종에서 댕그렁 소리가 울릴 인연처럼 그건 참 쉽지 않은 일임을 압니다. 그러나 이대로 탑이 되어 한 천년을 서서 살.. 2008. 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