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9일 오후
충남 보령의 아미산 고갯길을 넘다가 길을 멈췄다.
금강암 5km라는 표지판만 보고 고갯길에서 차를 버렸다.
겨울해처럼 드믄드믄 오르막길을 걷는다. 고개 위에 금강암이 보인다.
금강암으로 들어서면 입구에 미륵전이 있다.
금강암은 조선 3대 태종의 후비였던 권씨의 소원을 빌기 위해 창건된 원당으로
무학대사의 제자 영암스님이 1412년에 건립하였는데
건립을 주관한 사람은 권씨의 아버지인 권홍과 딸인 옹주 이씨였다.
금강암 미륵불은 이때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강암의 미륵부처님
이 미륵부처님은 소박한 모습이 특징인데
미륵불의 상호뿐만이 아니라 상륜부의 모자 역시 조선시대 일반 서민들이 쓰고 다녔던 모자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 한다.
귀족불교에서 대중불교로 전환되는 특성을 찾아볼 수 있는 석불로 그 의미가 크다고 평가되고 있다.
현재 이곳 금강암의 동국스님이 10여 년 전 이곳으로 오신 후
미륵불을 품은 미륵전을 세워 새롭게 단장해 놓았다.
미륵불 앞 큰 고목 안에도 불상이 들어서 있다.
금강암 극락전
극락전 부처님의 후덕한 상호만큼이나
금강암의 동국스님 역시 인자하시고 자비로우시다.
법당 앞의 조그만 새 집처럼 생긴 곳은
길손을 위해 따뜻한 차를 준비해둔 곳이다.
스님의 마음이다.
고개마루에서 만난 스님께서는
마실 가시던 발길을 기어이 돌려 나그네에게 따뜻한 밥과 차를 먹인다.
그리고 하직 인사를 드리는데 당연한 말을 묻듯 물으신다.
"가려고? 다시 언제 올거야?"
" !!!"
스님 말씀에 대답은 못했다.
먼 길 떠나는 외손주를 보내는 듯한 스님의 말씀에
나는 잠깐 다리가 후들거렸다.
스님, 이생에 다시 오기 힘들지 않을까요.
그래서 더더욱 감사했습니다.
중국의 뉴에이지 뮤지션 Wang Sheng Di 수정금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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