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관음사 영산대재가 열리는 날이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하여 6시까지 진행된다는데
산길은 일찍부터 분주해 보였다.
눈을 뜨고 나서
어디로갈까 하다가
무작정 들어선 관음사
어느새 이곳에도 세월이 내려앉아 있었구나.
이끼옷을 입고 미소짓는 부처님
오랫만에 찾았다.
전에 없던
안봉려관 스님의 모습이 보인다.
안봉려관 스님을 뵙게되자
김석윤스님도 찾게 된다.
그러나 관음사 창건의 핵심인물인 김석윤스님의 모습은
일제의 의해 지워진 후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
제주의병을 이끌었던 의병장 김석윤스님도
어서 이곳 관음사에서 제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해월굴
안봉려관 스님이
수행정진하던 곳
안봉려관스님은
근대 제주 불교를 부흥시킨 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곧 영산대재가 열릴 관음사 풍경
대웅전
석가여래와 관음보살
연등이 다시 내걸린 오늘은
영산대재와 함께
이곳 관음사 창건 당시 봉안되었던
목조관세음보살좌상도
친견할 수 있다.
친견법회를 준비 중인
관음사 설법전
설법전의 석가여래
여래좌상 앞에 모셔진 보살상이
바로 관음사 창건 당시 봉안된 관세음보살좌상이다.
1925년 해남 대흥사에서 이운되어 온 이 보살상은
1698년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도유형문화재 16호로 지정되어 있다.
관음사 목조관세음보살좌상.
초가 형태였던 관음사의 초창기에서부터
제주 4.3 당시 국군토벌대에 의해 관음사가 전소될 때에도
여전히 이곳을 지키던 관세음보살.
월정사의 보살상과 서산사의 불상도 떠오른다.
월정사의 김석윤, 서산사의 강창규, 관음사의 안도월스님 등을
모두 기억하고 계신 관세음보살이다.
그들을 모두 보내고 지금 여기 계신 관세음.
화려한 보관에 모신 여래
나무관세음보살
영산대재는
석가여래께서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실 때의 모습을 재현한 의식이다.
하늘과 땅과 바다를 떠도는 모든 외로운 영혼들을
부처의 세계로 인도하여
편안케 하는 의식으로
주로 야단의 법석에서 진행된다.
제주 4.3 당시에는
국군토벌대와 무장대 간의 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던 이곳.
4.3의 원혼들이 아직도 산야를 떠돌고 있다면
반드시 천도되시기를 기원하여 마지 않는다.
세월호의 안타까운 영혼들도
모두 극락왕생하시길 바라는 마음 역시 한결같은데
1948년 4.3 당시
제주도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이승만의 사복부대 서북청년단이
2014년 오늘,
세월호 희생자 추모 노란 리본을 철거하라며
서울시청 앞에 등장하였다고 한다.
이승만의 권세를 등에 업고
약자들을 강탈하고 살상하고 상상할 수 없는 폭력과 무자비한 유린을 자행하던 그 무리들이
다시 등장하였다고 한다.
등불이 필요하다.
어둔 사바를 무사히 잘 넘으려면 지혜의 등불이 필요하다.
그 세계를 붓다가 내려본다.
가을은 다시 오고
밤톨 역시 다시 스스로 익어 터지는데
미륵은 대체 언제나 오실런지.
이런 것이 사바인지.
그런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