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조천리의 고관사
이곳이 '옛 관음사', 즉 '고관사'라 불리는 연유는
『신증동국여지승람』과 『탐라지』 등
여러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록에 의하면
관음사는 조천 포구 위에 있다라고 하여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존속하던 이 지역의 사찰에 대해 명시하고 있는데
문헌 속의 조천 관음사는
지금의 터가 아닌 조천 포구에 있었던 '정중당물' 동쪽 지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정중당물도 그곳의 사찰터도 지금은 모두 매립되거나 변형되어 사라졌고
조천 관음사의 명맥을 이은 이곳 고관사만 제주 4.3 등 격동의 역사를 겪으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고관사는
1927년 화주 고계부, 강정완 등이
전라남도 순천 선암사 제주포교소로 창건하였으나
제주 4.3 당시 사찰을 강제로 매각당하여 조천 면사무소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후 폐허로 남아있던 고관사가 다시 일어선 것은 1980년대에 들어서부터이다.
1999년 새로 지어진 대웅전.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봉안하고 좌우에 아미타불과 약사불을 모셨다.
좌측의 아미타불은 창건 당시 봉안되었던 불상이다.
이 아미타불 복장에서 부처님 진신사리와 오색실, 가사 등이 발견되었다.
이 아미타불 복장의 진신사리는 조천의 평화사리탑이 세워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옛 대웅전이었던 지장전.
지장전 좌측 요사채의 깊숙한 곳에서 아미타불이 발견되면서
여러 스님들이 이곳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애쓰시다 가셨다.
옛 모습이 크게 변형되지 않은 채 현재까지 남아있는 지장전.
이곳 고관사의 역사와 함께 오래 남아주기를 서원한다.
내 마음이 고요해지면
세상 역시 고요해짐을 일깨워주신 붓다의 길.
그 길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 걷는 모두가
그저 평화롭기를 기원하는
초파일의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