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중문동 산 5번지
녹하지악의 알오름.
그 정상에
1950년 겨울
중문과 회수, 그리고 색달리 등
인근 마을 주민들이 강제 동원되어 쌓은
토벌대 주둔소가 위리안치되어있다.
녹하지악과 이곳 알오름 일대는
주둔소가 들어서기 이전인 1949년 3월
2연대 1대대 4중대 군인들이
무장대 사령관 이덕구의 주력부대를 섬멸한 곳.
무장대는
녹하지악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흩어졌으며
녹하지 전투 이후 무장대의 대규모 기습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된다.
그 녹하지악의 알오름에
1950년 겨울, 제100 전투경찰 103부대가 들어와
1954년 4·3이 종결되기까지
한라산에 남아 있는 잔여 무장대를 소탕하기 위한 주둔소로 이용하였다.
녹하지악 성은
전체 둘레 120m 안팍의 사각형 모양으로
성 주위를 깊이 1m 정도의 해자로 두르고
성의 모퉁이마다 망루를 세워놓았다.
경찰과 마을에서 강제 차출된 청년들이 보초를 섰던 곳.
당시
서귀포 경찰서 관내에는
이곳 녹하지악을 비롯하여
모라이오름, 법정오름, 시오름, 쌀오름, 물오름 등지에도
주둔소가 구축되었다.
그중에서도
이곳 녹하지 주둔소는
동북쪽으로 거린사슴과 법정악
북서쪽으로 돌오름과 영아리오름
서쪽으로 병악
남서쪽으로 모라이악과 우보악 등을 관측할 수 있는
토벌대의 요충지.
어느 곳이든
표적이 되는 곳이다.
4·3 당시
경찰의 토벌작전 후
그들의 전과품은 무장대의 목.
경찰 토벌대는 무장대의 목을 자른 후
포대에 담아 가져오면
일 계급 승진이라는 포상을 받았다.
세월의 숲에 은폐된 성.
그러나
길잃은 제주 사람들의 별자리가 되어 주던 오름들.
60년 된 다래.
토벌대들이 떠난 자리에
온갖 덩굴들이 들어와
스스로를 은폐한다.
망루.
가시덩굴에 덮힌 해자.
성 전체가
온갖 잡목과 가시덩굴로 덮여 있다.
현재 남아있는 성담들만이라도
하루빨리 보존대책이 마련되었으면 하는데
잡목이 우거지고 담이 무너지며
나날이 원형이 훼손되고 있다.
축성 당시에는
겹담으로 단단히 쌓았으나
지금은 그저 위태위태한 돌담.
무장대도
토벌대도 없는 지금
망루에 서서
세상을 바라본다.
하늘과
바다와
저 오름 사이에는
금이 그어져 있지 않은데
이곳으로 오는 길에는
금이 그어져 있다.
녹하지악 알오름을 빙 둘러 포위한 레이크힐스 골프장.
농약으로 잘 다듬어진 골프장에서
알오름 주둔소까지
채 5분도 걸리지 않는 그곳에
손팻말이라도 하나 세워준다면
재벌과 지역과의 상생의 좋은 선례가 될 텐데
그들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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