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잔 날, 그때 제주"
2017년 3월 15일까지
제주 4.3평화기념관 2층에서 열리는 기획전이다.
기획전의 제목이
무척 고통스럽다.
"4.3"
그 미친 바람이
고요해진
어느날,
그 바람이 잔 날, 그때,
더이상 돌아갈 수 없는 기억 속의 제주를
6인의 작가들이 애써 찾아냈다.
김시현 작품.
어느 멋진 날.
그 첫번째 기억은
낮은 초가와 올레길
그 어우러짐.
어느 멋진 날.
그 두번째 기억은
북촌 마을.
그 세번째 기억은
푸른 바당
그리고
바다 마당.
산지천.
그리고
다시 오지 않을 마지막 기억.
고된 하루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그 늦은 오후의 그날까지도
사실은
모두
멋진 날이었다.
김남홍의 작품.
오조리.
그리고 해무에 잠긴 다려도.
그 바다에서
그 산에서
어쩌다
하늘이 찢긴 틈을 만나면
이어이어
이어도로 간다.
그것이
4.3 그 바람이 불기전
그때.
어떤날의 귀로.
김산 작품.
침묵의 응시.
- 삶
침묵의 응시.
- 돌아가는 길
침묵의 응시.
- 풍천(風天)
침묵의 응시.
- 바람(望)
침묵의 응시.
- 서천(西天)
침묵의 응시.
- 바람의 영혼.
이승만 살육시대의 피바람이 금방 지나간 길이다.
조기섭 작품.
환상 숲.
바람의 춤.
그리고 정적.
동심원의 파장이
모래밭에 갇혔다.
바람을 기다린다.
서로 다른 섬의 파장이
하나의 동심원이 되는
그런 시간을 기다린다.
그런 작가의 마음에
'소망'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김성오 작품.
청산(靑山).
백록담 북벽.
꿈.
소테우리 아버지와의 기억.
바람에 얽었으나
그 속살은 부드러웠던 호박처럼
그 손은 거칠었으나
꼭 잡은 마음은 깊디 깊었던
아버지.
지워지지 않는 아버지.
설림(雪林).
겨울 숲.
꿩코에 꿩이 걸리면
그날은 꿩무국을 먹는날.
소테우리였던 아버지에 대한
회상(回想).
강술생의 설치 작품.
그리운 얼굴.
소리의 빛깔.
그대 소리.
그대 빛.
부르면 다가온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기저기서 4.3의 소리가 들려온다.
2017년판 국정교과서에 수록된 제주4.3은
다시금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탄압이면 항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