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현의합장묘
현의합장묘는
제주 4·3 당시
국군에 의해 집단 학살된
의귀 수망 한남리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합장한 묘역이다.
1948년 11월 7일부터 시작된
의귀 수망 한남리 초토화 작전으로 인해 희생된
마을사람들은
의귀리에서 약 300명
수망리에서 약 100여명
한남리에서 약 100여명
1948년 12월 26일
의귀국민학교를 접수하여
토벌작전을 시작한
육군 제2연대 1대대 2중대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고문과 학살을 자행함은 물론
수색 중에 체포한 마을 사람들을
학교 안에 구금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1949년 1월 10일
무장대와의 교전이 벌어졌고
육군의 화력에 밀린 무장대는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고 퇴각했다.
더 큰 비극은 그 이후에 발생했다.
무장대와의 교전 이후 국군은
그동안 학교에 수용하고 있던 주민들을
무장대와 내통했다는 구실을 들어 모두 학살한다.
1949년 1월 10일과 12일
두차례에 걸쳐 집단 학살 당한 주민들은 대략 80여명.
현의합장묘역의 봉분 3기는 그저 상징일뿐.
2003년 유해발굴 당시 서로 엉겨있던 유골들 중
온전히 발굴된 유해는 39구뿐이고
아기들의 뼈는 녹아서 흙이 되어 있었다.
해방 전
의귀 수망 한남리 괸당들.
그들은 모두 의귀국민학교 동창들.
제주삼읍전도의 의귀 수망 한남
일제 강점기인 1926년까지
서중면사무소가 있던 남원읍 중심지 의귀리에
해방 이후의 움직임은
여느 곳과 다르지 않았다.
1948년 11월 7일.
이승만 정권 하의 국군에 의해 시작된 토벌작전.
주민 총살 가옥 방화.
1948년 12월 26일.
국군 제2연대 1대대 2중대의 의귀국민학교 접수.
주민 수색 구금 학살.
1949년 1월 10일.
무장대의 2중대 습격.
무장대는 이날 교전 중 51명이 사살되어 전멸했고
이어서 주민에 대한 학살이 시작되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침묵의 군중들이
군인을 따라나갔고
곧 총소리가 들렸다.
한라산 아래는 피바다
그렇게 오래 버려졌던 시신들은
1960년 4·19혁명으로 민주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회에 양민학살을 진정하게 된다.
그러나 박정희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또다시 원한의 시간은 끝도 없이 길어졌고
1983년에 이르러서야 현의합장묘라는 묘비를 건립할 수 있었다.
시신들이 엉겨있던 옛터에서
오늘날 현의합장묘로 이장하기까지
참 지난한 세월.
옛 현의합장묘역에 세워져있던 비석도
이곳으로 함께 모셔왔다.
현의합장묘역 조성에 일생을 바쳐버린
유족 양봉천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당시 1살이었다고 한다.
양봉천 할아버지가
학살당한 부친의 이름을 불러보고 있다.
이곳에서 희생된 이들은
모두 가족들이다.
할머니와 손자
어머니와 아이
그들 중에는 일가족 일곱명의 이름도 한꺼번에 기록되어 있다.
송령이골을 찾았다.
의귀전투 당시
국군과의 교전에서 사망한 무장대들의 시신 51구를
한꺼번에 버린 곳이다.
무장대라는 이름 때문에
오늘날까지 수습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는 이곳은
2004년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의 도법 스님 등에 의해 조명된 후
10여년도 넘는 세월이 흘렀으나
여전히 2004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수습되지 않은
반분단 민족자주의 염원.
삿된 것을 깨트리고 바른 정의를 드러내어
폭압의 권력으로부터 백성들을 구제하려는 의지는
난세영웅의 것이 아니라
민초들의 염원.
의귀초등학교.
1948년 12월 15일 폐교되고
26일부터 육군 제2연대 1대대 2중대가 주둔했던 곳.
어느날
우두두 함께 지고마는
동백 꽃잎꽃 잎에
그날의 기억이
붉게 맺혔다.
그리고
그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의 옛 현의합장묘역.
2003년 유해를 발굴하고
새로운 묘역으로 이장할 당시
흰 두건을 쓴 유족이 울부짖으며 한 말 중에
도저히 잊혀지지 않는 낱말이 있다.
"용서 하렵니다."
"가해자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지도 않고
용서해달라고도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들을 용서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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