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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佛家思議

경주 남산 칠불암

by 산드륵 2023.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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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앞에 다시 섰다. 오늘은 남산 봉화골 칠불암이다. 통일전 주차장에서 약 2시간여 소요되며 왕복 3시간반 정도이면 신선암 보살좌상까지 참배하고 내려올 수 있다.

 

 

칠불암

신라시대 창건된 사찰로 경주 남산 이곳저곳의 118존의 불상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일곱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 현재의 칠불암 전각은 1930년대에 세워졌다. 본법당 이외에 산신각에는 모자를 쓴 산신탱화가 있었으나 분실되었다고 한다.

 

 

인법당 구조인 현재의 칠불암 전각에는 불상을 모시고 있지 않다. 법당 안에서 도량의 칠불을 향하여 절을 올릴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다.

 

 

살아 생전 7번은 참배해야 한다는 칠불암

 

 

열화 핀 몸을 식히고 조용히 호흡을 고른다. 칠불에 예배할 준비가 다 되었다.

 

 

먼곳의 사람들은 이곳 칠불암에 한두번 참배도 어려운데, 남산 아래 사람들은 날마다 3시간여의 거리도 마다 않고 찾아와 부처님께 인사 드리고 하루 일과를 위해 내려간다. 그들은 늘 부처님께 예배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런 것을 선근인연이라 하는가.

 

 

경주 남산 칠불

정면에서 보면 사방불과 삼존불을 모신 두 개의 거대한 자연 바위로 되어 있다. 법당에서 보면 사방불 중에서 동쪽의 부처님과 눈이 마주친다. 사방불은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른 손 모양을 취하고 있는데 정면에 해당하는 동쪽면의 불상은 약그릇을 지니고 있어서 약사불임을 알 수 있다.

 

 

경주 남산의 이 칠불암 마애불상군은 경주 석굴암과 비슷한 시기인 8세기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삼존상 뒤쪽에는 여러 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 돌기둥 위에 홈이 패여 있고 주변에 기와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이곳이 원래 지붕을 덮은 석굴 사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변에서 약사경, 금강경을 새긴 석경石徑의 파편들이 발견되어 복과 장수, 건강 등을 기원하는 민간의 약사 신앙과 관련된 사찰로 추정하고 있다. 석불의 제작 시기는 석굴암 본존불보다 앞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존불. 중앙에 항마촉지인을 한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좌우 협시 보살이 위호하고 있다. 당당하니 삿된 것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닌던가.

 

 

사방으로 가부좌를 튼 좌상이 연꽃 대좌 위에 앉아있다.

 

 

삼존상 주변 돌기둥의 홈과 그 주변에서 발견되는 기와편들, 그리고 석경의 파편들로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보아 석경石徑으로 칠불을 둘러싼 벽면을 세우고 그 위에 기와를 덮은 목조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마 그 원형은 경주 석굴암을 상상하면 알게 되지 않을까 한다.

 

 

지금은 우주를 법당으로 삼고 천하를 벽으로 세웠으니 이 또한 인연법인가.

 

 

걸림없는 천하가 발아래 있다.

 

 

다시 하늘로 걸어 신선암으로 향한다. 하늘 가장 가까이에 보살이 여여하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마애보살반가상. 바위표면을 광배 모양으로 파내고 돋을새김으로 마애보살반가상을 세상 밖으로 드러냈으며, 보살상의 아래쪽에는 피어오르는 구름을 새겨 마치 보살이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것처럼 표현하였다.

 

 

보관을 쓴 보살이 꽃가지를 쥐고, 오른쪽 다리는 아래로 내리고 왼쪽 다리는 접어서 반가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왼손은 설법인을 하였으니, 선정에 든 채로 설법을 하는 것인가.

 

 

보살이 든 꽃은 미륵보살의 용화여서 이 보살을 미륵보살로 보기도 한다는데 그래서인지 폭염주의보에도 기도참배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까지 품고온 사연이 모두 부처님의 자비의 손길로 원만히 풀어지고 소원성취하시라고 힘을 보탠다.

 

 

이제 하산할 시간이다. 대도大道에 문이 어디 있으며 불이不二니 경계가 어디있으랴. 걷는 곳이 늘 법당이길 기원하며, 인연있거나 인연없거나 그 모두가 늘 평안하기를 발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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