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화북, 포구문화제가 반짝 열린다.
2023년 9월 22일 금요일 길트기가 시작되었고 9월 23일 토요일 오늘 막을 내린다.
1일차는 불꽃놀이로 막을 내렸으니, 2일차에라도 방문하여 축제의 흥겨움을 느껴보는 것도 가을의 시작으로 멋진 일이라 여겨진다.
화북 포구의 밤
2023년 올해 새로 개통한 해신교
가수들의 축하공연도 막을 내린 늦은 시간이었으나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체험관은 여럿이었으나 유독 솜사탕 가게에 사람이 몰려있다. 축제는 역시 추억이다.
밤을 잊은 아이들의 놀이 삼매경. 마음껏 놀아야 마음껏 해방되고 그래야 마음의 인색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이들아, 마음껏 놀아라.
의리의 소년이 어른들의 환호성이 떠난 자리에 남아있다.
불꽃놀이
불놀이도 좋고 꽃놀이도 좋은데 불꽃놀이야 오죽할까.
오랫만에 듣는 환호성.
짧아서 더욱 환호하게 하는 불꽃에 모두들 핸드폰을 들이댄다. 짧은 아름다움이 환호할만한 것이라면, 짧은 인생에도 환호하며 순간순간 소중하게 살아야 하는데, 이론과 실전에는 늘 괴리가 있다.
화북동에는 섬세하게 살펴봐야할 곳들이 많다.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4.3유적지는 물론이고,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 49-1, 49-2호 환해장성, 기념물 제23-9 별도연대, 기념물 제22 해신사, 기념물 제56 화북진지, 기념물 제4 삼사석, 기념물 제60-4 거로능동산 방묘, 기념물 제30 화북비석거리 등의 유적지들을 찾아볼 수 있다.
축제가 열리는 이곳 화북 포구는 추사 김정희가 제주로 귀양올 때 들어왔고, 목사 김정은 이곳 포구를 축조하다가 풍토병을 얻어 사망했다. 포구의 해신사, 김정목사 봉정비 등이 이 화북포구에 인접하여 있다. 지금은 매립과정을 거쳐 옛 모습을 많이 잃어버리기는 하였으나 금돈지 물과 봉정비, 해신사, 화북진성 등이 포구를 둘러싸고 있어 옛 정취를 상상해 보게 한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화북의 윤동지 영감당도 찾아볼만 하다. 윤동지 영감이 배를 타고 고기를 낚는데 오목하게 생긴 돌이 낚시에 올라왔다. 낚시에서 떼어내 던져버리면 계속해서 다시 올라와 기이하게 생각하여 관가에 알렸더니 그 돌에 제천선신이 붙어 생긴 일인즉 잘 모시고 제를 올리라고 하였다. 그후 윤동지 영감은 이 돌을 조상신으로 모시고 큰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곳 화북동의 거로마을은 인목대비 모친 광산부부인 노씨가 유배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노씨는 선조와 인목왕후 사이에서 태어닌 영창대군의 외할머니이다. 1618년부터 1623년까지 거로마을에서 귀양살이를 했던 노씨는 궁핍한 생활고를 이기고자 술 찌꺼기를 걸러 팔았는데 이를 대비모주라 하며 오늘날의 막걸리의 원조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곳 화북포에서 가까운 별도포로는 선조의 손자인 이건이 그의 가족들과 유배되어 들어와 제주목 객사골과 남문, 가락천 등에 흩어져 살기도 하였다.
포구라서 그런지 사연도 많다. 포구의 노래가 애닲은 건 저마다 이런저런 사연을 지니고 무겁게 걷고 있는 사람들 때문이겠지.
축제가 끝난 옛 화북포구에서 벗어나 최근에 축조한 화북포구로 걸었다. '시가 있는 등대'라고 하여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인근 주민들이 산책길로 애용하는 곳이다.
축제의 밤에도 아랑곳없이 낚시대를 드리운 강태공. 자고로 낚시꾼은 외로워야 그러싸하긴 하다.
등대.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등대. 등대를 보면 그 생각만 한다. 너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 보았느냐는 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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