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비로 가자
조랑말 체험공원에서 가시천을 따라 따라비오름 가는 길
오름 초입까지 약 2.7km 왕복 약 2시간 반 거리
솔비나무, 말오줌때나무 등등의 이름과 익숙해지며 가시천을 따라 가을을 찾아 떠나는 길.
쫄븐 갑마장길에서 따라비로 가는 그 길이 아름답다.
가시천의 깊은 웅덩이
용암의 길
나무잎의 길
나뭇잎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어깨에
툭 내려앉는다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
이성선/미시령 노을
가시천에 가벼운 우주가 흩어져 있다.
존재의 무게는 너무 가벼워 서로 기대어도 무겁지 않다.
가시천을 건너면 따라비
따라비 기슭의 편백길
숲의 마음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고요하니
숲을 지나는 나그네 역시 그러하다
헉
발밑의 이질꽃이 고와서
잠깐 휘청인다
따라비
해발 342m, 높이 107m, 둘레 2,633m, 면적 44만 8111㎡. 여러 개의 봉우리가 어우러져 3개의 굼부리를 가진 산체를 형성하였다.
하늘이 가깝다.
따라비의 굼부리
연이은 3개의 굼부리에 가을바람이 가득 담겼다. 이 바람을 만나려고 아마도 누군가는 이 길을 다시 걷고 또 걷겠지.
따라비 저편 대록산
설오름, 그 뒤로 저멀리 달산봉, 매오름, 가세오름, 토산봉
모지오름, 그 뒤로 동거미, 좌보미오름
따라비에 오르면 볼 수있는 제주 동부지역의 오름군
성불오름, 체오름, 거슨세미, 비치미, 높은오름, 백약이, 동거미까지 보인다.
구름되어 걷기
바람에 흔들리기
가을 들녘의 마른 냄새 맡기
엉컹퀴의 고운 빛과 눈 마주치기
바람에 쓸려간 취나물꽃의 향기 찾기
하늘길 걷기
영아리오름과 대록산
병곳오름과 가세오름, 토산봉
메밀꽃밭
가을이 오는 따라비
쑥부쟁이들이 얼굴을 내밀었으니 이제 비로소 오름 나들이가 시작되겠다. 아름다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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