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 763.4m, 비고가 213m, 면적 128만8365㎡의 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맞은편으로는 족은바리메오름이 연이어 있어서 오래 걷고 싶어하는 가을 산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바리메오름 주차장에 서면 어느 오름을 먼저 오를까 고민을 하기도 하지만, 급경사 구역이 많은 바리메오름을 먼저 오르고나서 족은바리메오름 둘레길을 걷는 것이 아무래도 수월하다고 할 수 있다.
바리메오름은 메[山]의 모양이 스님들의 공양구인 바리때를 닮았다고 하여 불리던 이름이다. 오름 이름에 발우, 즉 바리때라고 하는 불교 용어가 쓰인 것으로 보아서, 만약에 이곳에 고대사찰이 들어서 있었더라면 바리메오름에서 납읍 목장 방향으로 걸어내려가 홍골물과 홍골당과의 연관성을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홍골당은 목동들이 제를 지내던 곳으로, 궤물오름의 백중제단과도 유사해 보인다. 납읍리에서는 홍골물 일대를 '홍수선곡(洪水仙谷)'이라고 한다. 마을지명유래에 의하면 홍수선곡은 다음과 같이 설명되고 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곳 발이악 서남계곡에 샘물이 솟는다. 선녀가 놀고 갔다는 전설이 마치 선녀와 나무꾼을 연상케한다. 주위에 절과 당이 있었다고 하며 샘물은 영험이 있어 환자의 병을 낫게 하고 또 득남할 수 있다하여 이곳에서 기도를 했다. 지금도 무속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고 또 지역에 가뭄이 계속되면 기우제를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 샘물안을 쑤시면 당일 비와 바람이 분다는 설이 있다. 이곳은 납읍리민의 1936년 공동목장을 설립(바리메, 홍골, 앞벵뒤, 괴너리, 새담밭, 활연밭, 왁세왓, 엉밭)우마방목을 하면서 우마의 급수장을 만들고 또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백중철에 물 맞는 곳이기도 하고 목축업하는 이들의 제를 지내는 곳이였기도 하다.
바리메오름 주변 지형도. 바리메오름 정상에 오르면 새별오름을 비롯한 애월읍 지역의 여러 오름 군락들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한눈에 확인해볼 수 있다.
시월도 이제 곧 저물어갈 즈음인데 단풍 소식은 도착하지 않았다.
숨찬 급경사길에는 낙엽만이 수북하다.
진범
한라돌쩌귀
노꼬메
꽃이름 두 개 외웠고, 고개들어 노꼬메와 마주쳤을 뿐이데 곧장 바리메정상이다.
바리메의 가을
굼부리 둘레에는 철쭉도 피었다. 계절을 거스르듯 순리를 거스르는 이들에 대한 경고인가
과오름, 고내봉
비양도
서부지역 오름군. 이 지역은 1430년 세종 11년 제주 출신 고득종의 건의로 설치했던 국영목장 10소장 중에서 6소장이 있던 지역이다. 6소장은 애월읍 어음리 원동마을에서 새별오름, 이달오름 북쪽을 거쳐 한림읍 금악리 검은오름 남쪽 일대로,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에 걸쳐 있다. 현재는 마을공동목장이 분포되어 있는데, 애월읍의 경우에는 삼리, 납읍, 어음1리, 어음2리의 마을공동목장이 있다.
새별오름, 이달봉, 금악, 그 뒤로 저지오름, 당산봉, 차귀도까지 희미하게 보인다.
모슬봉, 당오름, 도너리오름, 정물오름
하늘과 맞닿은 가을길
마른 가을숲
가을빛
다래오름, 폭낭오름, 괴오름, 북돌아진 오름
족은 바리메
하늘 가까이서 멈춘다. 마른 가을 향기가 발걸음을 따라온다.
무지개 횡단보도. 동쪽 무지개를 동쪽 사람은 보지 못하고 서쪽사람이 본다. 하산 길에 가을비와 가을햇살이 던진 화두이다.